평균자책점 6.35의 부진에 따른 2군행 통보. NC 다이노스의 마무리투수 이용찬(34)은 삭발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이용찬은 지난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5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시즌 6번째 세이브를 신고했다. 4월 29일 대전 한화전 이후 11일 만에 맛본 세이브였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용찬은 8-7로 근소하게 앞선 9회말 마무리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는 깔끔했다. 선두 박경수를 포크볼을 이용해 삼진 잡은 뒤 김상수를 초구에 중견수 뜬공, 대타 강민성을 다시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투구수는 11개. 이는 4월 18일 잠실 LG전 이후 5경기만의 무실점 경기였다.
경기 후 만난 이용찬은 “나쁘지 않았다. 힘은 있었는데 밸런스가 100%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건 경기를 하다보면 맞춰질 거라고 본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용찬은 올해도 NC의 클로저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4월 한 달간 11경기 1승 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6.35의 난조를 겪으며 30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4월 21일 창원 롯데전부터 29일 대전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실점하자 1군 제외의 아픔이 찾아왔다.
이용찬은 2군으로 내려간 지 이틀 만에 머리를 밀며 마음을 다잡았다. 아픔과 부진을 극복하는 그만의 방식이었다. 이용찬은 “못하니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려고 머리를 잘랐다”라며 “삭발은 과거 두산 시절에도 했다. 그로부터 4~5년 만에 머리를 민 것 같다. 그 때도 못해서 밀었고, 이번에도 정신 차리기 위해 시원하게 깎았다. 물론 삭발한다고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뭐라도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결심했다”라고 설명했다.
삭발한 이용찬에게 2군에서의 열흘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그는 “재정비 시간이었다. 뭐가 안 좋았는지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했다. 내려가서 3~4일 정도 휴식한 뒤 다시 운동하면서 안 좋은 점을 생각하고 찾아봤다”라고 되돌아봤다.
다시 1군 무대로 돌아온 이용찬의 목표는 확고하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동시에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아 뒷문을 든든히 지키는 것이다. 그는 “나 같은 경우 역할이 정해져 있다. 후배들을 잘 이끌고 조언도 잘해주면서 나 또한 나름대로 강하게 마음을 먹고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1군 복귀전을 치른 이용찬은 "늘 말씀드리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딱히 없다. 마무리투수가 수치를 정한다는 게 쉽지 않다.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팀이 연패에 들어가거나 연승해도 크게 이기면 상황이 안 난다"라며 "내가 나가는 경기에서 점수 안 주고 잘 막는 것만 생각하겠다"라고 남은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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