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 투수 정우영(24)이 지난해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홀드왕을 차지했던 정우영은 올 시즌 리그 불펜 투수들 중에서 최다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6점대로 치솟았다.
정우영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7회 무사 3루에서 등판했다.
선발 김윤식이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7회 선두타자 러셀에게 우선상 3루타를 허용했다. LG 벤치는 6회 단 4구만으로 이닝을 막는 등 72구 밖에 던지지 않은 김윤식을 교체했다.
투심인 주무기인 정우영을 내세워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득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하지만 무사 3루에서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것은 모험이었다. 지난해 위력적인 투심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정우영에겐 부담이었다.
정우영은 첫 타자 이형종은 초구(투심)에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그러나 박찬혁과 승부에서 2볼에서 투심이 5차례나 파울이 됐다. 풀카운트에서 9구째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볼이 됐다.
1사 1,3루에서 임병욱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잡고서 새로 익히고 있는 스플리터(포크)를 던졌다. 바깥쪽으로 한참 빠지는 볼. 슬라이더, 투심이 연이어 볼이 돼 풀카운트가 됐다.
파울에 이어 투심(147km)이 한가운데 높게 들어가는 실투가 되면서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1-2로 역전됐다.
김휘집 상대로도 풀카운트에서 던진 투심(146km)은 좌전 안타가 됐다. 1사 1,3루가 됐고, 유영찬으로 교체됐다. 유영찬도 연속 안타를 맞으며, 정우영이 남긴 주자는 모두 득점, 0.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LG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며 7회에만 9실점, 1-11로 대패하면서 정우영이 패전 투수가 됐다.
정우영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출전하면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이 부족했고, 제 컨디션을 맞추지 못했다. WBC에서도 부진했고, 시즌에 들어와서도 기복이 심하다.
투심 외에 떨어지는 공(스플리터)을 결정구로 새로 익히고, 느린 슬라이드 스텝을 교정해 새로운 투구폼으로 던지고 있다. 지난해 최고 157km까지 나왔던 투심 구속은 150km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키움전에서 최고 구속은 149km였다.
염경엽 감독은 “투심은 구속이 중요하지 않고, 제구와 볼끝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무브먼트와 제구도 지난해 같지 않다. 마무리 고우석이 어깨 부상에 이어 허리 부상으로 또다시 이탈해 있는 상황에서 정우영의 부진은 LG 불펜에 큰 부담이다.
정우영은 개막 후 첫 4경기에서 4⅓이닝 2실점, 2홀드를 기록했다. 이후 4월 중순부터 한 경기 못 던지면, 다음 경기를 잘 던지는 ‘퐁당퐁당’을 번갈아 하고 있다.
4월 11일 롯데전에서 ⅓이닝 2실점(1자책) 패전, 4월 15일 두산전 1이닝 무실점 홀드, 4월 16일 두산전 ⅔이닝 3실점(비자책) 패전, 4월 19일 NC전 1이닝 무실점 홀드, 4월 20일 NC전 ⅓이닝 1실점, 4월 22일 한화전 1⅓이닝 홀드, 4월 23일 한화전 0이닝 3실점(2자책) 패전, 4월 28일 KIA전 1이닝 무실점 홀드, 4월 30일 KIA전 ⅔이닝 3실점(비자책), 5월 7일 두산전 1이닝 무실점, 5월 10일 키움전 ⅓이닝 3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정우영의 올 시즌 성적은 15경기에서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6.00이다. 12이닝 동안 1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6실점(8자책)이다. 피안타율이 .302다. 16실점은 올 시즌 10경기 이상 등판한 리그 불펜 투수들 중에서 최다 실점이다.
정우영의 평균자책점 보다 높은 리그 불펜 투수(10경기 이상 등판)는 두산 최지광(ERA 6.23, 15경기 9실점) 삼성 우규민(ERA 6.23, 11경기 6실점) 삼성 김태훈(ERA 6.23, 13경기 10실점) 삼성 이상민(ERA 6.75, 11경기 8실점) 한화 한승혁(ERA 7.20, 10경기 8실점) KT 김영현(ERA 8.10, 13경기 12실점) KIA 김대유(ERA 10.13, 14경기 9실점) 7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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