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모처럼 멀티 히트를 때렸다. 팀도 5연패를 탈출해 모처럼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키움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11-1로 크게 승리했다. 7회 타자 일순하면서 9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이정후는 1번 지명타자로 출장해 5타석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커브에 헛스윙 삼진, 3회 1사 2루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고, 3-1로 역전한 7회 1사 2,3루에서 전진 수비를 뚫는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중전 적시타를 때려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8회 1사 1루에서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통산 타율 1위(3할3푼8리)인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 2할2푼2리, 최근 10경기 타율도 2할2푼7리에 그쳤다. 타격 부진이 개막 후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경기 후 이정후는 5연패를 끊은 소감부터 말했다. 그는 “원태 형이 너무 잘 던져줬다. 후반에 우리가 점수를 내서 역전을 해서 좋은 경기로 연패를 끊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태는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개인 성적 부진과 팀의 연패까지. 주장을 맡고 있는 이정후의 부담은 클 것이다. 이정후는 “힘든 느낌도 있었지만 힘들다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다. 그냥 답답한 기분만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잘 하다가 안 되면 힘든 느낌이 드는데, 지금은 뭔가 좋은 느낌도 들고 연습 때는 잘 되는데 경기에서 안 되니까 답답한 느낌이 좀 컸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전날(9일) LG전에서 2타점 3루타를 때렸고, 9회에는 펜스 앞에서는 잡히는 큰 타구도 날렸다.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가 타점도 올리고 덕아웃 분위기도 좋았다"고 기대했다.
이정후는 "어제 오랜만에 밀어서 힘을 실은 타구가 나왔다. 잡히긴 했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구나 생각했다. 오늘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선 못 치긴 했지만 세 번째 네 번째 결과가 좋게 나와서 앞으로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전 "이제 30경기 했다. 이정후는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대처할 시간이 필요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믿음을 보냈다.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수비 부담도 덜어줬다.
이정후는 "감사하고 또 사실 2군에 내려가도 할 말이 없었는데, 감독님께서 더 믿음을 주시고 면담하면서 '편한 타순에서 편하게 치면서 감을 끌어올리면 된다'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팀원들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줄 거라고 팀원들한테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좋은 모습 보여준다고 약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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