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줄 때가 됐는데…”
두산 베어스 사령탑 이승엽 감독은 간절하게 바랐다. 10일 사직 롯데전 선발 등판하는 최원준은 아직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최원준의 첫 승을 선수 본인만큼 간절하게 바랐다.
최원준은 올 시즌 5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하고 있었다. 시즌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3회,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2번이나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SSG전 4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지만 안정감 있는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최줘준의 올 시즌 득점 지원은 단 1점이다.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이가 던질 때 타선이 도와준 적이 없다. 이제 조금은 도와줄 때가 된 것 같다”라면서 “타선이 조금 편하게 해주면 최원준도 조금 더 편하게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혼자 조금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선취점을 뺏기는 편이다. 선발 투수가 당연히 2~3점은 내줄 수 있는데 이를 타선이 조금 도와줘야 할 것 같다”라면서 타선의 분발을 촉구했다.
하지만 간절함에 비례해서 답답함도 늘어만 갔다. 최원준은 이날 역시 자신의 본분을 다했다. 더할나위 없었다. 지난달 2일, 롯데와의 개막시리즈(7이닝 2실점)처럼 최원준은 호투했다. 7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펼쳤다.
우려대로 타선은 침묵했다. 2회 양의지의 볼넷 양석환의 좌전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허경민이 유격수 방면 뜬공을 때렸는데 롯데 유격수 노진혁이 이를 놓쳤다. 주자들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2루 주자가 3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1사 1,2루가 됐고 양찬열이 삼진, 박계범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결국 선취점을 얻지 못하자 선제 실점했다. 최원준은 3회말 유강남과 윤동희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김민석의 희생번트 시도를 저지하면서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1사 1,2루에서 고승민을 넘어서지 못했다. 고승민에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맞고 선제 실점했다. 3회에는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124km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월 솔로포까지 얻어 맞았다.
0-2로 끌려갔지만 이후 롯데 타선은 제대로 틀어막았고 투구수도 효율적으로 끌고 갔다. 6회까지 투구수는 72개에 불과했다. 7회에도 당연히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러나 추가 실점했다. 7회 선두타자 노진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박승욱을 희생번트로 처리,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유강남에게 우선상 적시 2루타를 얻어 맞으면서 3실점 째를 기록했다.
타선의 분위기는 최원준을 도와주기 힘든 듯 했다. 결국 최원준의 첫 승 도전은 또 다시 실패했다. 타선은 또 다시 침묵했다. 두산은 0-3으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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