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슬러거 김동엽은 지난달 15일 대구 롯데전에서 예상치 못한 부상 악재를 만났다.
2-4로 뒤진 5회 1사 만루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과 볼카운트 2B-2S에서 7구째를 때렸으나 유격수 노진혁 정면으로 향했다. 병살타로 연결될 만한 타구였으나 김동엽은 혼신의 힘을 다해 1루로 뛰었다. 권영철 1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동엽은 왼쪽 허벅지 통증을 느꼈고 대주자 윤정빈과 교체됐다.
김동엽은 16일 정밀 검진을 통해 왼쪽 대퇴사두근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3할3푼3리(30타수 10안타) 3홈런 8타점 5득점을 기록하는 등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던 김동엽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쉼표를 찍게 됐다.
지난 9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김동엽은 "확실히 좋아졌다. 무리하게 운동해도 될 만큼 좋아졌는데 다들 무리하면 안 된다고 말린다.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씩 웃었다.
뜻하지 않은 부상 악재에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속상했다. "1루를 밟을 때 뭔가 불길한 느낌이 확 들었다. 제발 심하게 찢어지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었다. 병원 검진 결과를 듣고 나서 솔직히 하늘이 무너진 느낌이었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었는데 경기 수를 놓치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 지쳐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따듯한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 김동엽의 말이다.
이어 그는 "2점 차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1루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몸이 그냥 반응한 것 같다. 병원에 다녀와서 스코어부터 확인했는데 이기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다. 다치고 나서 '그때 장타를 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매 타석마다 그럴 수 없으니까"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김동엽은 구단의 배려로 일본 요코하마로 건너가 이지마 치료원에서 특수 치료를 받았다. 효과는 만점. 회복 속도가 눈에 띄게 빨리진 걸 체감했다. 예상 복귀 시점도 앞당겨질 듯. 지난 주말부터 방망이를 다시 잡았다. "몸 상태가 너무 좋아져서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리하면 안 된다고 다들 말린다"고 했다. 그만큼 하루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김동엽은 TV 중계를 보며 라이온즈 팬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응원했다. "동료들이 잘하면 혼자서 박수 치고 감정이입이 자연스레 된다. (오)재일이 형이 (4월 27일 대구 두산전에서) 만루 홈런 쳤을 때 정말 기뻤다"고 웃어 보였다.
타격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부상을 당하게 된 건 아쉽지만 감각 회복에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
김동엽은 "올해는 느낌이 좋다. 스스로 깨달은 게 있기 때문에 확실히 다르다고 자신한다. 그렇기에 솔직히 몇 달 쉬더라도 감이 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서 올라가서 잘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