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지난 7일 한화전 패배로 꼴찌까지 추락한 KT 위즈가 NC 다이노스를 만나 최악의 경기력으로 참사를 자초했다.
KT 위즈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 4-16 대패를 당하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믿었던 에이스 웨스 벤자민이 3⅓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5실점(3자책) 최악투를 펼치며 또 다시 벤치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했다. 1회부터 볼넷 2개로 2사 만루를 자초하며 투구수가 36개에 달했고, 2회 3루수의 두 차례 실책이 발생하는 불운까지 따르며 4회 1아웃을 잡고 조이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⅓이닝 동안 무려 99개를 던진 벤자민이었다.
벤자민에 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잇따라 NC 타선의 먹잇감이 됐다. 올라오는 투수마다 난타를 당하며 추격조의 의미가 퇴색됐다. 방출선수 성공 신화를 꿈꾸는 조이현의 1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6실점 난조를 시작으로 스프링캠프서 좌완 필승조 자원으로 주목받았던 예비역 박세진이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흔들렸고, 파이어볼러 김민마저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수비에서는 실책 3개가 프로의 품격을 떨어트렸다. 0-0으로 맞선 2회 2사 1, 2루 위기였다. 박민우의 1타점 좌전 적시타 때 좌익수의 송구를 커트한 3루수 강민성이 2루 도착 후 오버런 한 김주원을 잡으려 했지만 2루 악송구를 범하며 2사 2, 3루를 자초했다. 이후 박건우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뒤로 빠트리며 주자 2명에게 모두 홈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3-12로 뒤진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강민성 대신 3루수로 나선 손민석이 손아섭의 타구를 뒤로 빠트렸다. 3번째 실책이었다. 이 또한 권희동의 밀어내기으로 이어지며 실점의 빌미로 작용했다. 공교롭게도 3루에서만 실책이 세 차례 발생, 부상 이탈한 황재균의 난자리가 더욱 커보였다.
경기 최종 스코어는 4-16. 아무리 부상자들이 많아도 이날 경기력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투수와 야수 모두 프로의 품격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잦은 실책과 더불어 마운드가 NC 타선에 21피안타-16실점 난타를 당하며 대패를 자초했다. KT는 그렇게 4연패에 빠지며 탈꼴찌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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