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타요? 전광판 커서 안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부산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5.09 22: 46

"전광판이 커서 안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두산 베어스 주장 허경민(33)이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두산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2로 승리, 3연패를 탈출하면서 14승14패 1무, 5할 승률에 복귀했다. 
6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주장 허경민의 역할이 컸다. 허경민은 0-1로 뒤진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벼락 같은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2호 홈런. 스트레일리의 몸쪽 145km 패스트볼을 몸통 회전으로 돌려서 홈런을 만들어냈다. 1-1 동점이 됐고 두산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두산 베어스 허경민이 2회초 2사 좌월 솔로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05.09 / foto0307@osen.co.kr

이어진 3회 김재환의 희생플라이로 역전하면서 리드를 잡았다. 허경민은 4회에도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6회에는 행운의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타선의 뇌관 역할을 충실히 했다. 3루타만 치면 사이클링히트였지만 8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루타를 때려내지는 못했다.
허경민은 경기 후 사이클링히트를 의식했냐는 질문에 "8회 타석에서 전혀 욕심이 없었다. 전광판이 커서 안 보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전광판에 적혀져 있는 앞선 타석의 기록들을 보지 않고,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웃었다. 
이어 "작년에도 3루타가 없었다. 그 전타석에서 정말 행운이 따른 안타가 돼서 그걸로 만족한다. 3루타보다 팀 승리가 더 좋다"라고 웃었다. 주장으로서 3연패 탈출을 더 의식했다는 의미다.
두산은 허경민의 동점포로 역전승했고 3연패를 탈출했다. 그는 홈런에 대해서 "사실 실투는 아니었다. 그래도 팀 승리에 큰 행운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그는 "우리가 실점을 하고 따라가는 점수가 늦게 나왔다. 그래서 힘든 경기를 많이 했다. 제가 주장을 하면서 승리에 많은 도움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언제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오늘 하루만큼은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마음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타선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이날 역시 11안타에 5득점을 했지만 시원하게 터졌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는 "지금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끝까지 안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한다. 다들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선수들이다"라면서 "지금 개개인이 잘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투수들이 지금 너무 잘 던져주고 있기 때문에 빨리 타자들이 투수들에게 힘을 줘야 하지 않을가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