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승의 달콤함은 지난주로 끝이 났다. 이제는 냉정하게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리고 이 현실에는 ‘털보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의 생존 게임도 함께 열린다.
스트레일리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스트레일리의 시즌 6번째이자 13일 만의 선발 등판이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5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82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아직 첫 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KBO리그 4년차에 초반 페이스가 가장 더딘 올 시즌이다. 아직 6이닝 이상 경기는 1차례, 그리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는 아직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외국인 에이스라는 칭호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의 연속이다.
지난 두 차례의 등판은 모두 3이닝 씩만 소화했다. 이유는 달랐지만 그만큼 스트레일리를 향한 신뢰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달 20일 KIA전에서 3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3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26일 한화전의 경우 3이닝 1피홈런 2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현희와 전략적인 1+1 투수 운영을 펼치는 것으로 계획을 짜면서 스트레일리의 이닝은 3이닝에서 멈췄다.
이후 12일 동안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우천 취소 등으로 선발 등판이 계속 미뤄졌다. 지난 주에는 4일 광주 KIA전을 시작으로 5~7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3연전이 모두 취소됐다. 4경기가 내리 취소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은 재조정됐고 다시금 스트레일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9연승의 달콤함 속에서도 롯데는 선발승은 반즈와 나균안, 2승에 불과했다. 반즈의 승리도 사실 5이닝 3실점의 부끄러운 승리였다(4월22일 창원 NC전). 스트레일리 역시도 이 과정에서 전혀 힘을 보태지 못했다.
9연승은 이제 끝났다. 이후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지는 않았다. 우천 취소로 숨을 고르고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다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스트레일리는 재정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아직 스트레일리의 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현장의 래리 서튼 감독도 “그는 슬로우 스타터”라면서 곧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팀이 상승세를 탔고 승부수를 봐야 할 시점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외국인 투수진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현재 보여주고 있는 불펜야구의 강점도 서서히 옅어질 수밖에 없다.
스트레일리의 생존 게임은 혼자만의 생존 게임이 아니다. 구단이 그를 믿는 이유, 그리고 팀 반등의 키플레이어인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