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발로 합류해서 깜짝투를 선보이고 있다. 생존 경쟁을 넘어서 이제는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NC 다이노스 3년차 투수 이용준(21)의 기세가 무섭다.
서울디자인고를 졸업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지명 받은 이용준은 올해 NC의 히트상품 중 한 명이다. 타일러 와이드너가 개막을 앞두고 허리 디스크 증세로 이탈하게 되면서 대체 선발이 필요했고 이용준이 그 기회를 잡았다.
이용준은 현재까지 대체 선발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5경기(4선발) 2승 평균자책점 1.14(23⅔이닝 3자책점) 17탈삼진 12볼넷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0.89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당초 와이드너의 대체 선발은 올해 대졸 신인 이준호가 낙점 받았다. 그러나 이준호가 4월6일 두산전 3⅓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이용준은 뒤를 이어 롱릴리프로 등판해 3⅔ 무실점으로 경기를 수습했다. 이후 이용준이 기회를 받게 됐고 현재까지 역투를 펼치고 있다.
12일 KT전에서 5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고 4월23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를 노히터 피칭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바쁘게 시즌을 치르다 보니까 돌아볼 때 결과가 좋았다. 던질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니까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문동주 김서현(이상 한화) 윤영철(KIA) 김민석(롯데) 등의 신인왕 후보군에 이용준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년 동안 이용준은 23⅔이닝만 소화했다. 정식선수 등록된 지 5년 이내에 30이닝을 넘기지 않았기에 아직 신인왕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는 "지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는 그래도 1군을 조금 돌아왔다. 제구나 꾸준함으로 저를 어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장 공을 빠르게 던질수도 없지 않나"라고 웃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선배들의 모습을 눈동냥으로 배우면서 선발 투수를 준비했다. 그는 "형들이 하는 것들을 많이 봤다. 형들의 루틴이나 회복 훈련 방법을 많이 보고 따라하면서 제 것을 찾으려고 했다. 물어보지 않고 보는 편인 것 같다"라면서 "(신)민혁이 형, (송)명기 형이 운동하는 것을 챙겨보고 (구)창모 형도 팔 관리하거나 보강 운동하는 것도 많이 봤다. 선배들의 모습을 뺏어서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창모 형이나 (이)용찬 선배의 결정구도 확실하게 배우고 싶다. 아직 결정구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체인지업 계열의 구종을 업그레이드 시켜서 제 것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선발진의 후발주자지만 이제는 당당히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송명기는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신민혁도 평균자책점 4.32에 그치고 있다. 와이드너가 복귀하면 누군가는 선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2군에서부터 함께했던 김수경 투수코치는 언제나 이용준에게 욕심을 내라고 한다고. 그는 "코치님께서 항상 운동할 때나 러닝을 뛸 때,욕심을 내야 한다고 말씀해주신다. 제가 나태해질까봐 해주시는 말씀 같다"라고 말한다.
이제는 김수경 코치의 독려를 생존 경쟁에서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는 "일단 안 다치는 게 목표다. 또 경쟁하면서 1년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싶다. 제가 여기서 살아남고 잘 되려면 제가 욕심을 부려야 한다.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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