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초반 상승세가 무섭다. 8일 현재 15승 9패(승률 0.625)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의 거침없는 질주에 포수 유강남(31)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래리 서튼 감독은 "불펜 투수들도 나올 때마다 자기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그렇게 보면 포수 유강남이 투수들을 잘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개막 후 한 달을 되돌아보며 "시즌 초반에는 투수들과의 호흡이 만족할 만큼 이뤄지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아질지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우리 투수의 장점을 먼저 살펴봐야 하는데 너무 상대 타자 중심으로 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수들이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불펜의 안정을 찾은 건 스스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기존 선수들의 구위가 워낙 좋고 (김)상수 형, (신)정락이 형, (윤)명준이 형이 중요한 상황에서 정말 잘 막아줬다. 마운드에 서 있는 형들을 보면 뭔가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 반드시 막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고 전했다.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5.27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유강남은 선발진의 부진을 아쉬워하며 "선발진의 안정을 되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투수와 포수는 하나니까 함께 잘 준비하고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지난해까지 LG에서 뛰었던 그는 "인기 팀에 있다가 또 다른 인기 팀에 왔는데 야구장에 들어오면 기운이 확 느껴진다. 응원 분위기도 다르고 흥이 넘친다고 할까. 그런 게 느껴진다. 박수와 환호가 다르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유강남은 "팀이 잘해서 뿌듯하지만 초반은 초반일 뿐이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관건이다. 분위기가 좋을 때 마음을 더 다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이 분위기에 도취되면 안 된다. 시즌 초반에 승수를 더 벌었을 뿐 여유를 가지거나 뿌듯한 건 없다. 그럴수록 더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남동쪽 끝에 위치한 부산 그리고 롯데는 해마다 이동거리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수도권에 무려 5개 구단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에 어쩔 수 없다. 이동 거리에 따른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지난해까지 LG에서 뛰다가 롯데로 이적한 유강남은 컨디션 조절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그는 "아직까지 (이동 거리가 길다는 걸) 크게 느끼지 못했다. 버스 내부 시설이 좋고 허리 받침대와 목베개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유강남은 타율 2할3푼(74타수 17안타) 1홈런 4타점 9득점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아무래도 여러가지 신경 쓸 게 많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포수로서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선발진이 안정되면 저 또한 안정되지 않을까. 기본적으로 타격은 둘째다. 선발진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