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팀이면 진작 마이너행” 불펜 강등→ERA 13.94, 오타니 라이벌 끝없는 몰락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5.09 05: 30

한때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라이벌로 불렸던 사나이가 미국 진출 이후 끝없이 몰락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다가 불펜 강등됐지만 반등은 요원해 보인다.
후지나미 신타로(29·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코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4피안타 3실점 난조를 겪었다. 
후지나미는 1-2로 근소하게 뒤진 7회 선발 메이슨 밀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실점을 억제하는 추격조 임무였다. 첫 회는 안정적이었다. 2사 후 바비 위트 주니어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비니 파스콴티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사진] 후지나미 신타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전히 1-2로 끌려가던 8회 악몽이 펼쳐졌다. 선두 살바도르 페레즈와 MJ 멜렌데스의 연속안타로 처한 무사 1, 2루서 닉 프라토를 만나 2타점 싹쓸이 2루타를 헌납했다. 3B-1S 불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5구째 98.4마일(158km) 포심패스트볼이 우중간 외야로 향하는 장타로 연결됐다. 이후 마이켈 가르시아를 1루수 땅볼 처리, 간신히 1아웃을 잡았다.
후지나미는 1-4로 뒤진 8회 1사 3루서 샘 롱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이후 롱이 마이클 매시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승계주자 1명이 홈을 밟았다. 평균자책점이 종전 13.50에서 13.94로 치솟은 순간이었다. 
후지나미는 고교 시절 160km 강속구를 던지며 오타니의 라이벌로 불렸던 선수다. 한신 타이거스에서 프로 데뷔해 2013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지만 2017년 이후 제구 난조와 부상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0년 코로나19 감염에 이어 팀 훈련에 지각해 무기한 2군 강등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16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3.38에 그친 후지나미는 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월 오클랜드와 1년 325만 달러(약 42억 원)에 계약하며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시범경기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첫 시즌 전망을 밝힌 후지나미. 그러나 본 게임에 돌입하자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2일 LA 에인절스와의 데뷔전 2⅓이닝 8실점을 시작으로 선발에서 4경기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14.40의 참사를 겪었고, 4월 23일 텍사스전 2⅓이닝 8실점을 끝으로 불펜 강등됐지만 새 보직에서도 5경기 평균자책점 12.71로 빅리그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미국과 일본 현지 모두 후지나미의 끝없는 부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8일 “후지나미는 이날 맞은 4안타 중 3안타가 결정구인 스플리터를 공략 당했다. 지난 경기와 달리 볼넷은 없었지만 결정구를 택하는 데 애를 먹었다”라고 바라봤고, 일본NTV뉴스는 “후지나미가 또 난조를 겪으며 평균자책점이 13.94로 악화됐다”라고 혹평했다. 
매체는 이어 현지 SNS의 후지나미를 향한 상반된 반응을 보도했다. 일본NTV뉴스는 “일부 팬들은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제발 극복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후지나미의 활약을 빌고 있지만, 반대로 ”다른 팀이었다면 벌써 마이너리그를 갔다‘, ’뉴스를 볼 때마다 화가 난다‘ 등 혹독한 평가도 존재한다“라고 전했다. 
후지나미가 속한 오클랜드는 시즌 8승 27패 승률 .229의 부진 속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4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승차는 9.5경기. 325만 달러를 받고 오클랜드맨이 된 후지나미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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