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거포 3루수 노시환(23)에게 기복이라는 게 사라졌다. 거포형 타자라면 누구나 기복이 있기 마련인데 개막 한 달이 지난 시점까지 노시환에겐 미니 슬럼프도 없다.
노시환은 개막 후 팀의 28경기 모두 선발출장, 22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했다. 개막부터 8경기 연속 안타로 시작했고, 2경기 연속 무안타는 지난달 12~13일 광주 KIA전이 유일하다. 쉬어가는 구간이 거의 없을 만큼 꾸준하게 잘 친다.
시즌 전체 성적도 타율 3할4푼5리(110타수 38안타) 4홈런 15타점 14볼넷 24삼진 출루율 .424 장타율 .527 OPS .951. 장타율·OPS 2위, 안타 3위, 타율 6위, 홈런·출루율 7위에 올라있다.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KT·.981)를 제외한 국내 타자 중에서 OPS 1위로 가장 순도 높은 타격을 하고 있다.
노시환은 “(체력적으로) 조금 지칠 때가 됐는데 지금까지 힘든 게 아예 없다. 올해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꾸준하게 하고 있는 것이 체력적으로 잘 버틸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FA로 한화에 합류한 베테랑 강타자 채은성의 존재가 노시환의 루틴 변화를 이끌어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채은성이 “웨이트는 파트너가 있어야 잘된다. 나랑 같이 하자”며 노시환과 짝을 이뤘는데 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변함없이 웨이트를 함께하고 있다.
노시환은 “이틀에 한 번씩 채은성 선배님과 같이 웨이트를 한다. 선배님이 해오신 루틴대로 따라하면서 배우고 있다. 여름에는 3일에 한 번씩 하는 식으로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홈경기뿐만 아니라 원정에 가서도 숙소 웨이트장에서 똑같이 루틴을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오후 6시30분 평일 야간 홈경기를 기준으로 노시환은 12시에서 1시 사이에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나온다. 선수단에서 거의 매일 출근 도장 1등을 찍고 있다. 공식 팀 훈련에 앞서 미리 야구장에 나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웨이트로 체력을 단련한다. 채은성이 LG 시절 김현수를 따라 2018년부터 해온 루틴을 노시환이 그대로 따라하면서 흡수하는 중이다.
루틴 변화와 함께 기복 없는 타자로 거듭난 노시환은 홈런 스트레스도 털어냈다. 지난해 히팅 포인트가 뒤로 가면서 6홈런에 그쳤던 노시환은 시범경기 홈런왕(5개)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개막 19경기에서 1홈런에 그쳤다. 팀 타선이 크게 침체되다 보니 큰 것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다만 그에 대한 기대가 워낙 크다 보니 홈런이 나오지 않는 것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은 오래 가지 않았다. 최근 9경기에서 홈런 3개로 거포 본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멀티 홈런을 폭발했다. 노시환은 “지난해(6홈런)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홈런을 의식하거나 개수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 좋은 타격을 하다 보면 홈런은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잠실에서 그렇게 2개가 나왔다. 지금의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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