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우승팀 KT가 결국 10위까지 떨어졌다. 9연패를 끊은 뒤 다시 3연패를 당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KT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2-6으로 패했다. 이날 등판 전까지 3경기(17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0.53을 기록 중이던 엄상백이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4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포수 장성우가 개인 사정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외야수 김민혁마저 오른손 중지 부상으로 결장한 타선도 힘을 쓰지 못했다. 문동주를 선발로 내세운 한화 마운드에 산발 4안타 2득점으로 꽁꽁 막혔다. 승차는 없지만 한화(.333)가 승률에서 KT(.320)를 10위로 밀어내며 9위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KT가 순위표 10위로 내려앉은 건 지난해 4월15일 사직 롯데전(2승9패) 이후 397일 만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개막 11경기를 치른 시즌 초반. 20경기 이상을 기준으로 잡으면 지난 2019년 5월10일(14승27패) 이후 1458일 만이다.
시즌 전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힌 KT이지만 부상 앞에 장사가 없다. 시범경기 때 불펜 필승조 주권(전완근), 김민수(어깨), 주전 중견수 배정대(손등)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개막 후에도 선발투수 소형준(전완근), 엄상백(팔꿈치), 내야수 황재균(발가락), 박병호(햄스트링) 등 주축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소형준이 4주, 엄상백이 2주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했다. 오는 10일 1군 엔트리 등록 예정인 박병호도 10일만 쉬고 돌아온다. 그러나 주권, 김민수, 배정대는 아직 재활 중이며 자잘한 부상자가 끊이지 않아 개막 후 한 번도 베스트 전력으로 싸우지 못하고 있다. 최근 14경기 1승12패1무로 부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KBO리그에서 우승팀이 2년 후 하위권으로 추락한 케이스는 최근에 꽤 많다. 지난 2017년 우승팀 KIA는 2019년 7위로, 2018년 우승팀 SK는 2020년 9위로, 2020년 우승팀 NC는 2022년 6위로 떨어지며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세 팀 모두 부상 선수 속출로 4~5월 시작부터 10위로 고꾸라지며 순위 싸움에서 밀렸고, 초반에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탈꼴찌에 만족해야 했다.
2021년 우승팀 KT도 2년 후 추락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강철 KT 감독의 한숨도 깊어지지만 벌써부터 시즌을 포기할 순 없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들은 그런대로 돌아간다. 투수들이 한번에 무너져서 내준 경기는 별로 없다. 투수들까지 아예 완전히 무너졌다면 (방향을 바꿔) 팀을 새롭게 만들던가 할 텐데 그런 상황이 아니다. 중간에서 박영현, 김영현, 손동현 등 젊은 승리조들도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투수들이 버티고 있으니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한번은 치고 올라갈 기회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4번타자 박병호가 10일 수원 NC전에 복귀하는 가운데 지난해 7월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던 내야수 장준원도 재활을 끝내고 2군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를 뛰었다. 장준원은 지난해 5월 LG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와 35경기 타율 2할4푼6리(57타수 14안타) 3홈런 10타점 OPS .722로 쏠쏠하게 활약한 선수. 이 감독은 “10~12일 2군 자체 청백전에서 큰 이상이 없으면 장준원을 주말 3연전 중 1군에 부르려 한다”며 최소 4주간 이탈이 유력한 황재균의 3루 대체자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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