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경기 2승 1무 7패 부진 속 시즌 첫 5할 승률이 붕괴됐다. 지도자 경험이 없는 ‘초보’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개막 5주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시즌 4번째 맞대결. 잠실 라이벌전에 앞서 5할 승률(13승 1무 13패)이 위태로웠던 두산은 에이스 곽빈의 투구에 큰 기대를 걸었다. 실제로 곽빈은 지난달 30일 인천 SSG전 6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4연패를 끊어낸 경험이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곽빈 컨디션이 워낙 좋은 편이다. 등 부위가 완벽하지 않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는 사실상 팀의 1선발이다”라고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런데 하필이면 1승과 1패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잠실더비에서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평균자책점 0.88의 곽빈이 LG 타선에 1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6실점 난타를 당한 것. 신인 시절로 회귀한 마냥 급격한 제구 난조 속 스트라이크(23개)-볼(18개) 비율이 1대1에 가까웠고, 2회 위기서 허리를 부여잡은 가운데 자진 강판하며 우려했던 부상 리스크가 발생했다.
곽빈은 1회부터 홍창기-문성주 테이블세터를 연속 볼넷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김현수의 야수선택으로 계속된 1사 1, 3루서 오스틴 딘의 희생플라이와 오지환의 1타점 2루타로 2실점했다.
부상은 2회에 발생했다. 1사 후 박동원에게 솔로홈런을 헌납한 뒤 박해민-홍창기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으며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이후 문성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허리에 통증을 호소했고, 0-3으로 뒤진 2회 1사 만루서 최승용과 교체되며 조기에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41개. 교체 사유는 허리 통증이었다. 이후 최승용이 김현수에게 희생플라이, 오스틴에게 3점홈런을 맞으며 승계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는 불운이 뒤따랐다.
에이스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모든 플랜이 꼬여버렸다. 좌완 신예 최승용이 급하게 올라왔지만 몸이 덜 풀렸는지 김현수의 희생플라이에 이어 오스틴에게 좌월 스리런포를 허용했고, 3회 문보경-김민성-박동원에게 3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두산 마운드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5회 등판한 김명신이 1사 1루서 박동원을 만나 또 투런포를 헌납하며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이후 7회 등판한 최지강이 1사 후 문보경을 볼넷 출루시킨 뒤 김민성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스코어 격차가 10점까지 벌어진 순간이었다.
타선의 득점권 빈타도 심각했다. 1회 무사 2루, 4회 1사 1, 3루, 6회 무사 1루, 7회 1사 만루 등 술한 찬스서 해결사가 부재했다. 새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의 타율이 아직 2할9리에 그쳐 있고, 양의지, 김재환, 허경민, 김재호 등 고액 연봉을 받는 베테랑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의 최근 10경기 팀 타율은 꼴찌(.218), 평균자책점은 9위(4.75)로 모두 최하위권이다.
두산은 결국 잠실 라이벌전을 1-11 대참사로 마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13승 1무 14패가 되며 이승엽호 출범 후 처음으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최근 10경기 성적 2승 1무 7패. ‘초보’ 이승엽 감독에게 지도자 데뷔 후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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