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파이어볼러 문동주(20)가 팀의 탈꼴찌를 이끌었다. 이날 던진 159.9km 강속구만큼 단단한 멘탈이 빛난 경기였다.
문동주는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한화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6일 대구 삼성전(5이닝 무실점) 이후 31일, 4경기 만에 시즌 2승(2패)째를 거둔 문동주는 평균자책점도 2.38에서 2.28로 더 낮췄다. 앞서 3경기에서 17⅔이닝 동안 타선의 득점 지원이 1점도 없었는데 이날은 5이닝 6득점으로 모처럼 타선 도움까지 받았다.
이날 승리로 6연패 이후 3연승으로 반등한 한화는 KT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밀어내며 9위로 점프, 16일 만에 탈꼴찌에 성공했다. 문동주에게도, 한화 팀에도 의미 있는 하루.
1회 시작이 쉽지 않은 경기였다. 1번 홍현빈에게 볼넷을 내준 뒤 조용호에게 투구 강습 내야 안타를 맞았다. 빠른 타구가 문동주의 오른 다리에 맞고 3루로 굴절됐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강백호에게 몸쪽 슬라이더를 던져 땅볼을 유도했지만 하필 수비 시프트 빈곳으로 빠지며 1타점 적시타가 됐다. 정상 수비 위치였다면 유격수 정면 땅볼로 병살타가 될 타구였다.
이닝 종료 상황이 1실점과 함께 1사 1,2루로 이어졌다. 보통 투수라면 멘탈이 흔들릴 법도 했지만 문동주는 달랐다. 바로 다음 타자 문상철에게 초구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아 3루 땅볼을 유도, 5-4-3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1점으로 막은 문동주는 5회까지 4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최고 159.9km 직구(51개) 중심으로 커브(22개), 슬라이더(9개), 체인지업(4개)을 섞어 던졌다.
경기 후 문동주는 “5월 첫 등판을 승리로 가져갈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 전체적으로 커브 제구가 괜찮았다. 사실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은 날이었다. 그래서 투구 템포를 더 빠르게 가져가며 잡생각 없이 던졌다. 주자가 있을 때는 (포수) 최재훈 선배님 사인을 받아 (주자 견제를 위한) 템포 조절을 할 수 있었다”며 “더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팀에서 배려를 해주셔서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날 문동주의 투구수 86개.
1회 시프트 반대로 간 강백호 타구가 1실점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 문동주는 “땅볼 유도를 위해 몸쪽으로 던졌다. 안타가 되면서 실점했지만 땅볼을 유도한 것으로 만족했다”며 웃은 뒤 “강백호 선배님 앞에 타자들을 내보낸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이 있었기에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득점 지원이 따르지 않은 것도 의젓하게 극복했다. 그는 “득점 지원은 신경쓰지 않는다. 투수라면 자신이 나간 경기에 점수를 안 주는 것에 신경써야 한다. 오늘은 우리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아 승리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다음에는 내가 더 좋은 투구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