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박동원이 LG 이적 후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밝혀졌다.
LG 트윈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11-1로 크게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3연승을 달리며 시즌 18승 11패를 기록했다.
승리의 주역은 포수 박동원이었다.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잠실 라이벌전 대승을 이끌었다. 박동원은 홈런 두 방을 몰아치며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2-0으로 앞선 2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두산 선발 곽빈 상대 좌측 담장을 넘겼다. 1B-2S의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높은 직구(147km)를 받아쳐 시즌 6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3일 창원 NC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두 번째 타석 또한 득점권 집중력이 돋보였다. 7-0으로 앞선 3회 무사 1, 3루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치며 격차를 벌렸다. 최승용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142km 직구를 노려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박동원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8-1로 리드한 5회 1사 1루서 2점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김명신을 만나 1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낮은 슬라이더(125km)를 받아쳐 시즌 7호 홈런을 신고했다. 시즌 첫 한 경기 2홈런에 힘입어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한 경기 4타점 또한 LG 이적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종전 최고는 2타점.
박동원 경기 후 “홈런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팀이 더 많이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게 우선이다”라며 “내가 나갔을 때 최대한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동료들과 마운드에서 하이파이브를 많이 하고 싶고, 또 우리 팬들이 박수를 많이 쳐주시는데 많이 이겨서 팬들에게 박수를 받는 게 가장 큰 목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박동원의 홈런 7개 중 5개가 2스트라이크 이후에 나왔다. 비결이 있을까. 그는 “처음 알았다”라고 웃으며 “어느 순간 봤는데 내가 올해 볼넷을 많이 골라냈더라. 공을 잘 보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에 힘입어 더 공을 잘 보려고 하고, 내가 원하는 코스를 기다린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날 결과로 팀 타율과 득점권 타율 1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된 LG. 홈런 두 방으로 이에 기여한 박동원은 “나 빼고 우리 라인업이 정말 좋다”라고 웃으며 “우리를 쉽게 이기기 힘들 거라는 생각을 한다. 선수들이 워낙 잘한다. 나는 솔직히 타격보다 상대 타자를 어떻게 잘 잡을지 더 고민하는데 이 정도 타선이면 솔직히 힘들고 부담스럽다. 그런데 이런 타선을 내가 상대 안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편하다”라고 LG 이적을 신의 한 수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직 그런 적이 없지만 투수들이 힘들어할 때 이런 부분을 말해주고 싶다. ‘네가 만약에 상대 투수라면 우리 타선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상대가 우리보다 약하니까 편하게 던져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기회가 오면 한 번 써먹어볼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넥센 시절 이후 다시 만난 스승 염경엽 감독의 지도 또한 활약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박동원은 “감독님이 예전과 많이 바뀌셨다. 미국도 다녀오셨다”라며 “감독님 지도가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직접 많은 걸 공부해오신 것 같아서 많이 따라가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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