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NC 다이노스 4월 초반 주축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빠졌음에도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새로 합류한 포수 박세혁(33)의 힘이 적지 않았다.
올해 4년 최대 46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NC 유니폼을 입은 박세혁. 두산과 FA 계약을 맺은 양의지에 떠밀리다시피 NC로 넘어왔고 또 양의지의 공백을 채워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박세혁은 중책과 부담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공수에서 안정감이 넘쳤고 부활의 징조가 보였다. 4월14일까지 NC는 7승5패로 선전하고 있었다. 팀 평균자책점도 2.51로 1위였다. 박세혁 개인의 타격 성적도 타율 2할6푼3리(38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 OPS .754로 준수했다.
그런데 4월14일을 SSG전을 기점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 박세혁은 이때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백스윙에 뒷통수를 가격 당했다. 당시 엄청난 충격을 호소했고 출혈도 적지 않았다. 1차로 응급 봉합을 하고 추후에 다시 봉합을 해야 할 정도였다. 후유증을 걱정하면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박세혁이 이탈한 뒤 팀도 적지 않게 흔들렸다. 박세혁 없이 치른 8경기에서 팀은 3승5패를 기록했다. 박세혁이 돌아온 뒤 팀은 4승4패로 안정을 찾았지만 박세혁 개인의 모습은 아쉬워졌다. 다행히 후유증 없이 열흘 간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지만 복귀 후 성적은 아쉽다. 7경기에서 타율 4푼5리(22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수비는 정상적으로 소화하지만 방망이가 터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박세혁을 타선의 연결고리로 생각했던 강인권 감독 입장에서는 최근의 부진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세혁 스스로의 고민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 강인권 감독은 "아무래도 본인이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 박세혁의 상황을 이해했다.
2년 전에도 박세혁은 아찔한 경험을 했다. 박세혁은 두산 시절이던 2021년 LG 좌완 김재유의 공에 얼굴을 맞고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수술을 받고 돌아왔지만 박세혁은 부상 이후 이전과 같은 날카로움을 잃었다. FA 시장에서 저평가를 당한 원인이기도 했다.
강인권 감독은 박세혁을 영입하면서 최근의 부진 원인을 안와골절 부상으로 진단한 바 있다. 그 후유증에서 이제는 벗어나서 다시 제 기량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또 다시 머리 쪽에 충격이 오는 부상을 당했다. 2년 전이 연상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이다.
과연 박세혁은 헤드샷의 악몽을 이겨내고 NC의 안방마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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