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개인 통산 374세이브에 빛나는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은 지난 3일 대구 키움전에서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구위 회복 차원에서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1회부터 마운드에 선 그는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지만 제 역할을 다했다.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고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다. 오승환은 4일 1군 엔트리 말소 후 재충전을 마치고 복귀할 예정.
박진만 감독은 “초반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갈수록 좋아지는 모습이었다. 투구 수를 늘리면서 자기 페이스를 되찾은 것 같다. 어제 던지고 퓨처스에 가서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다음에 올라올 때 예전의 오승환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스포츠 매체 ‘풀카운트’는 지난 6일 오승환의 선발 등판 후 1군 엔트리 말소 소식을 전했다.
이 매체는 “오승환이 데뷔 첫 선발 등판 후 은퇴한다는 소문에 대해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팬들이 원하는 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은퇴해야 한다. 아프지 않은 한 열심히 노력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직은 은퇴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오승환은 2014년과 2015년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면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에 등극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가 일본 무대를 떠난 지 10년 가까이 흘렀지만 일본 팬들의 기억 속에는 최고의 소방수로 남아 있다.
일본 팬들은 세월의 흐름 속에 전성기만큼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도 멋진 투구를 보여주길 바랐다. 오승환을 향한 일본 팬들의 진심이 담긴 대표적인 댓글을 몇 개 살펴보자.
“후지카와 큐지 대신 마무리 투수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본인이 납득할 때까지 계속 뛰면 좋겠다”.
“아프지 않다면 계속 던져야 한다. 마흔 살이 넘어도 언제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을지 보고 싶다. 그만큼 실적이 있는 투수다”.
“한신의 마지막 일본 시리즈 진출에 공헌한 선수다.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도전하길 응원한다”.
“갑자기 선발로 나가 5이닝 3실점은 훌륭하다. 아직 결과를 낼 수 있는 투수다”.
“은퇴는 본인이 판단할 부분이다. 남이 결정해서는 안 된다. 납득할 때까지 계속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한신 시절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요미우리를 완벽하게 막아내고 일본 시리즈 진출에 기여한 건 잊을 수 없다”.
“내 야구 게임 속 마무리 투수는 여전히 오승환이다”.
“한신 팬으로서 오승환에게는 고마운 마음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