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군대에 갈 수 있는 선수다.”
LG 트윈스는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4차전에 앞서 이재원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송찬의를 말소했다. ‘잠실 빅보이’ 이재원의 시즌 첫 1군 등록이었다.
LG의 신흥 거포로 주목받고 있는 이재원은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옆구리를 다치며 개막 후 한 달 내내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달 28일 퓨처스리그 두산전에서 복귀 시동을 건 그는 2군 5경기 타율 2할5푼 3홈런 5타점 장타율 .813의 파괴력을 뽐내며 마침내 염경엽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최근 4경기서 3홈런을 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염 감독은 “2군에서 평가가 좋았다. 올라가도 크게 문제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라며 “당분간은 대타 요원으로 기용할 생각이다.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천천히 한, 두 타석 나가다가 스타팅으로 나갈 것이다. 아마 다음 주 주말 정도 선발 출전할 것 같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거포 기대주 이재원의 합류로 하위타선마저 장타력을 갖추게 된 LG. 염 감독은 “(이)재원이는 하위타선에서 (박)동원이와 둘이 ‘뻥 야구’를 해줘야 한다. (박)동원이와 둘이 걸리면 큰 게 있으니까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7, 8번 타선에서 이길 때 확 도망가는 홈런, 또는 2~3점 차 지고 있을 때 뜬금포를 기대한다. 상대를 쫓기게 할 수 있다”라고 기대치를 설명했다.
이재원을 서울고를 나와 2018 신인드래프트서 LG 2차 2라운드 17순위 지명을 받았다. 거포 유망주였던 그가 알을 깨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4년. 두 차례의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거쳐 5년차인 지난해 85경기 타율 2할2푼4리 13홈런 장타율 .453로 마침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2023시즌 새롭게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에게 과거 넥센 시절 홈런왕으로 육성했던 박병호의 향기를 느꼈고, 그를 LG의 4번타자로 키운다는 플랜을 세웠다.
부상으로 제2의 박병호 만들기 프로젝트가 다소 지연됐지만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염 감독은 “일단은 야구를 잘하는 게 첫 번째다. 야구를 잘하면 얻을 수 있는 걸 다 얻을 수 있다”라며 “1군에 와서 특별히 잘하려고 하기보다 그 동안 준비해왔던 것들을 충실히 하면 된다. (이)재원이가 그런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캠프 때부터 준비했던 걸 얼마나 실행으로 옮기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기의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야구 루틴을 말하는 것이다. 재원이는 이런 걸 처음 만들어가고 있다”라며 “그 동안 수시로 타격폼을 바꿨지만 이제 한 가지로 정립해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렇게 1~2년을 꾸준히 가야지만 진짜 재원이 것이 만들어진다”라고 성공 조건을 설명했다.
이재원은 원래 2022시즌을 마치고 상무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었지만 염 감독의 요청으로 군 복무를 미뤘다. 염 감독은 “나이가 있으니 자기 걸 만들고 군대를 가는 게 좋다. 자기 자리와 레벨을 만드는 과정을 거친 뒤 군대에 가는 게 훨씬 유리하다”라며 “그런 과정을 만들어주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고, 재원이는 충분히 그럴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라고 과제를 짚었다.
염 감독은 “과정이 잘 이뤄지고 있다. 재활하는 기간에도 본인이 아픈 부위를 빼놓고 꾸준히 훈련을 했다. 또 재활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걸 내가 모바일 메신저로 시켰다”라며 “좋은 스윙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나는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재원의 성공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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