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 좌완 김진욱은 롯데 벤치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가운데 하나다. 위기 상황마다 마운드에 올라 상대 공격을 원천 봉쇄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1.38의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김진욱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원래 승부욕은 강한 편이다. 전사 같이 마운드에서 싸우고자 하는 멘탈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선발로 나섰을 때 제구가 안 좋았다가 불펜에서는 좋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올해 들어 모든 구종을 원할 때마다 던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고 제구도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서튼 감독은 또 “김진욱은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는 “확실히 던지는 영상을 봐도 여유가 느껴진다. 팀이 이길 때 함께 하니까 더 재미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진욱에게 올 시즌 호투 비결을 묻자 “작년에는 좋을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올해 들어 기술적인 변화는 물론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상대 타자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또 “하체 밸런스와 투구할 때 쓸데 없는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또 중심 이동이 일정하게끔 코치님과 함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욱의 유주자 상황 피안타율은 9푼5리에 불과하다. 그만큼 위기 상황에 강하다는 의미. 이에 “일단 점수를 주지 않는 게 제 임무니까 상대 타자를 반드시 잡겠다는 것보다 1구 1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발과 불펜의 차이에 대해 “선발로 나가면 책임감이 훨씬 더 크고 많은 이닝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조금은 어려웠다. 지금은 짧은 이닝을 힘으로 막을 수 있으니 그런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진욱의 호투 퍼레이드는 롯데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 한다. 그는 “팀이 이길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기분이 너무 좋고 팀 성적도 상위권에 있으니 더욱 기쁘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 마음가짐은 늘 같다”고 했다.
김진욱의 아버지는 롯데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들도 잘하고 응원하는 팀 성적도 좋으니 기쁨이 두 배일 듯. “아버지께서 내색은 별로 안 하신다. 통화 빈도는 평소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김진욱은 오는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높은 편. 그는 “뽑히면 좋지만 아직 (최종 엔트리 발표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대표팀에 한 번 다녀오니까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그런 경험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라고 태극마크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