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정찬헌(33)이 시즌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찬헌은 지난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62구만 던지며 개인 통산 6이닝 최소투구수를 달성했다.
지난 시즌 20경기(87⅓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한 정찬헌은 시즌이 끝나고 FA 재수 대신 시장의 평가를 받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장은 냉혹했다.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한 것이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하고 개인훈련을 진행한 정찬헌은 결국 지난 3월 27일 키움과 2년 총액 8억6000만원에 계약하며 가까스로 FA 미아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2군에서 두 차례 등판하며 실전감각을 조율한 정찬헌은 시즌 첫 등판에서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해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6일 인터뷰에서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정찬헌의 투구 내용은 굉장히 좋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5선발 자리는 정찬헌이 해줘야 할 것 같다. 어제 같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며 정찬헌의 호투를 칭찬했다.
“첫 단추를 잘 끼워보자는 생각이 강했다”라고 말한 정찬헌은 “키움이 나에게 손을 내민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아직은 경쟁력이 있고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허투루 던진 공 하나 없었다. 열심히 집중해서 던졌다”라고 시즌 첫 등판 소감을 밝혔다.
당초 정찬헌은 지난달 29일 첫 등판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등판이 밀렸다. 정찬헌은 “퓨처스리그 경기 등판을 고려하면 14일 만에 등판을 했다. 경기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만큼 체력은 남아있었다. 잘던지고 싶다는 마음 하나밖에 없었다. 작년처럼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첫 등판 투구내용에 대해 정찬헌은 “로케이션이나 구종의 선택, 코스 등은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다. 그런데 아직은 내가 생각했던 투구 스타일이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다. 그 부분은 다음 등판에서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지금까지 너무 얌전하게 투구를 한다는 느낌이 잇어서 좀 더 공격적으로 던지고 싶었다. 지난 등판에서 코스나 구종 선택이 좋아서 타자들의 미스가 나오긴 했지만 내가 던지려고 했던 방향과 완전히 맞아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보완해야 할 점을 강조했다.
겨우내 힘든 시간을 보냈고 조금 늦었지만 아직 많이 남아있는 시즌에 첫 발을 디딘 정찬헌은 “그동안 고생한 만큼 구단에서 조금 일찍 기회를 줬다. 또 거기에 맞게끔 내 스스로도 준비를 했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만족스러운 피칭을 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앞으로 던져야 할 경기가 많이 남아있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