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33경기 만에 시즌 첫 선발승이 나왔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악의 꼴찌팀으로 전락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불명예 기록을 어렵게 끝냈다.
오클랜드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를 12-8로 이겼다. 3연패를 끊고 시즌 7승(26패)째를 수확하며 2할대(.212) 승률을 회복했지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저로 바닥을 기고 있다.
이날 승리는 오클랜드의 시즌 첫 선발승이었다. 앞서 6승 모두 구원승으로 선발승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 선발로 나선 카일 뮬러가 5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5회까지 9득점을 낸 타선 지원을 받아 오클랜드의 시즌 첫 선발승 주인공이 된 뮬러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 선발진에 몇 번 기회가 있었지만 부족했다. 조금은 씁쓸하다. 오늘 나의 투구도 승리 자격이 없었지만 선발 첫 승으로 팀이 수렁에서 빠져나온 건 다행이다”고 말했다.
오클랜드는 개막 후 32경기에서 선발승이 없었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불명예 기록. 엘리아스스포츠뷰로에 따르면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개막 이후 27경기 연속 선발승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오클랜드가 1년 만에 32경기로 피츠버그 기록을 갈아치웠다.
개막 기준으로 한정하지 않고 시즌 전체로 보면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가 43경기 연속 선발승이 없었다. 7월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부터 8월28일 신시내티 레즈전까지 43경기 선발승 없이 12승31패(승률 .279)로 부진했다. 선발 평균자책점 5.97로 마운드가 무너진 워싱턴 지난해 55승107패로 30개 구단 중 최저 승률(.340)로 추락했다.
올해 오클랜드는 지난해 워싱턴보다 훨씬 못하다. 선발 평균자책점 7.79. 뮬러가 첫 승을 거두기 전까지 선발패만 16패였다. 신인 메이슨 밀러(3G 1패 3.52)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JP 시어스(6G 2패 5.06), 켄 월디척(6G 2패 7.26), 카일 뮬러(7G 1승2패 6.62), 제임스 카프리엘리언(3G 2패 12.15)이 부진하다.
일본과 한국 리그에서 새로 영입한 투수들도 대단히 실망스럽다. 1년 325만 달러에 영입한 일본인 투수 후지나미는 선발 4경기 4패 평균자책점 14.40으로 극도의 부진 끝에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구원으로도 제구 불안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팀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7마일(156.1km)에 달하지만 19⅓이닝 동안 볼넷 19개를 허용할 정도로 제구 불안이 심각하다.
KBO리그 성공을 발판 삼아 1년 보장 300만 달러에 오클랜드와 계약하며 빅리그로 돌아온 드류 루친스키도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시즌 데뷔했으나 5⅔이닝 11피안타 5실점(3자책)으로 무너졌고, 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도 3⅔이닝 4피안타 5볼넷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7.71. 부상 여파인지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9.3마일(143.7km)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평균 148.7km를 던졌는데 1년 만에 거의 5km 감속됐다.
팀 OPS 20위(.689)로 타선이 크게 나쁘진 않지만 선발진 문제가 심각한 오클랜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올스타였으나 손톱 부상으로 개막 때부터 휴업 중인 폴 블랙번의 복귀가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전력 상승 요소. 지난 5일 불펜 피칭을 한 블랙번은 조만간 재활 경기로 실전에 들어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