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자 상대로 볼넷 3개. 주자를 가득 채우고 19구 만에 내려간 일본인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29·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후지나미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코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 7회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9-5, 4점차 리드 상황이었다.
그러나 4점차 리드도 후지나미에겐 버거웠다. 선두타자 에드워드 올리바레스에게 5구 만에 볼넷을 내준 뒤 비니 파스콴티노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4개의 공 모두 포심 패스트볼이었지만 전부 존을 벗어났다.
살바도르 페레즈를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내야 뜬공 처리했지만 닉 프라토에게 다시 스트레이트 볼넷. 이번에도 전부 포심 패스트볼로 제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1사 만루 위기에서 오스틴 프루잇으로 교체됐다.
총 투구수 19개 중 스트라이크는 불과 4개로 볼이 15개나 됐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최고 99.7마일(160.5km), 평균 97.2마일(156.4km)까지 나왔지만 제구가 안 되니 죽은 볼이나 다름없었다.
이어 올라온 구원투수 프루잇이 맷 더피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준 뒤 헌터 도지어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아 후지나미는 3실점까지 떠안았다. 8~9회 3점을 추가한 오클랜드가 12-8로 승리했지만 후지나미는 웃을 수 없었다.
이로써 후지나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2.32에서 13.50으로 더 올랐다. 선발로 나선 첫 4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14.4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후지나미는 이후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그러나 이날까지 구원으로 나선 4경기에서 4⅓이닝 6실점(5자책) 평균자책점 10.39로 반등을 못하고 있다.
제구 난조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19⅓이닝 동안 볼넷 19개를 허용했다. 이닝당 하나꼴로 삼진 18개보다 더 많다. 몸에 맞는 볼도 3개나 있다. 어디로 올지 모르는 공에 타자들이 움츠러들 지경이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에 있을 때부터 후지나미는 제구 문제로 어느 순간 성장이 멈춘 투수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10시즌 통산 994⅓이닝 459볼넷으로 9이닝당 4.2개였다. 2017년부터 급격하게 제구가 나빠졌는데 지난해 66⅔이닝 21볼넷, 9이닝당 2.8개로 어느 정도 개선되는 듯했다. 이에 ‘스몰마켓’ 오클랜드가 연봉 325만 달러로 나름 거액을 쓰며 영입했는데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제구 난조가 발병했다. 가뜩이나 돈 없는 구단이 투자마저 실패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