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보다 잘 친다. 일본에서 건너온 특급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 레드삭스)가 개막 한 달 만에 메이저리그 적응을 마쳤다. 일본인 빅리거 최초 5연타석 적시타를 터뜨리며 올스타 선수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요시다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2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 시즌 6호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보스턴의 11-5 승리를 이끌었다. 토론토 4연전을 싹쓸이하며 6연승을 질주한 보스턴은 시즌 19승14패로 ‘+5’ 마크.
1회 첫 타석부터 요시다는 토론토 선발 케빈 가우스먼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회 우전 적시타에 이어 4회 좌전 적시타까지 가우스먼 상대로 3연속 적시타. 올스타 투수 가우스먼은 이날 등판 전까지 6경기 평균자책점 2.33으로 호투했지만 요시다에게 집중타를 맞고 3⅓이닝 10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졌다.
요시다는 전날(4일) 토론토전 6회 투수 강습 적시타, 8회 좌측 1타점 2루타 포함 5타석 연속 적시타를 쳤는데 일본인 메이저선수로는 역대 최초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4연타석 적시타로 지난 2004년 8월6~7일 뉴욕 양키스 소속이었던 마쓰이 히데키가 처음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도 2021년 6월28~29일과 2022년 6월22일 두 차례 기록했지만 5연타석 적시타는 요시다가 처음이다.
지난달 21일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최근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기도 한 요시다는 시즌 27경기 타율 3할1푼7리(104타수 33안타) 6홈런 24타점 13볼넷 11삼진 OPS .948을 기록하고 있다. 30경기 타율 3할8리(117타수 36안타) 7홈런 19타점 OPS .921로 활약하고 있는 오타니보다 좋은 성적이다.
요시다는 허벅지 부상 여파로 4월 중순까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시즌 첫 13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48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 OPS .506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먹튀라는 악평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후 14경기 타율 4할4푼6리(56타수 25안타) 5홈런 18타점 OPS 1.288로 급반등했다. 5연타석 적시타 모두 타구 속도가 100마일을 넘길 정도로 타구 질이 좋다.
요시다를 향한 칭찬도 끊이지 않는다. ‘보스턴 헤럴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개인 통산 150홈런을 세운 보스턴 팀 동료 라파엘 데버스는 “요시다는 천재다. 가끔 그를 보며 ‘어떻게 저렇게 하지?’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통산 166홈런을 기록 중인 베테랑 저스틴 터너도 “특별한 타자다. 어느 방향으로도 강한 타구를 보낼 수 있다. 아주 스마트한 선수로 공부하고 준비하는 방법도 안다. 재능과 준비가 섞이면 좋은 결과를 많이 낼 수 있다. (요시다 다음 타자로) 대기 타석에서 그를 보고 있으면 즐겁다”고 요시다를 칭찬했다.
상대팀 감독도 인정했다. 4연패 스윕을 당한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보스턴이 전혀 다른 팀이 됐다”고 놀라워하며 “요시다는 다채로운 타격 능력을 가진 훌륭한 타자다. 하이 패스트볼도, 낮은 변화구도 모두 안타로 만든다”면서 “앞으로 경기를 할수록 요시다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것이고, 대책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는 말로 다음을 기약했다.
우투좌타 외야수 요시다는 173cm 79kg으로 체격이 작지만 풀스윙을 구사하는 중장거리 타자로 지난 2016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데뷔했다. 일본에서 7시즌 통산 762경기 타율 3할2푼7리 884안타 133홈런 367타점 OPS .960으로 활약했다. 2020~2021년 2년 연속 퍼시픽리그 타율 1위, 2021~2022년 2년 연속 출루율·OPS 1위에 오르며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13타점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 일본의 7전 전승 우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한 요시다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역대 아시아 타자 중 최고 대우를 받았다. 오버 페이 지적이 많았지만 개막 한 달 만에 평가를 바꿔놓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