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투수 장민재(33)는 5일 대전 KT전이 우천 취소된 가운데 외야에서 캐치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이틀간 잠시 팀을 떠나있었던 그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음 등판을 위해 루틴을 이어갔다.
장민재는 지난 2일 오후 외조모상을 당했다. 이날 저녁 잠실 두산전 선발투수로 등판을 준비하던 장민재는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바로 접하지 못했다. 혹시라도 경기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한 장민재 가족들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
당시 팀이 5연패 중이었고, 선발투수 장민재의 역할이 막중했다. 가족들의 배려 속에 경기에 집중한 장민재는 5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사구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비록 타선 침묵으로 패했지만 선발로서 제 몫을 다했다.
6회 2사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뒤에야 장민재는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눈물 속에 빈소가 차려진 광주로 내려갔다. 4일 발인을 마치고 외할머니와 작별 인사한 장민재는 5일 팀에 복귀했다.
위로를 보내준 선수단과 구단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담아 떡과 식혜를 돌렸다. “큰 슬픔을 함께해주셔서 많은 힘과 위로가 됐습니다. 마음속 깊이 감사드립니다”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장민재는 “(두산전) 던질 때는 몰랐다. 그날 오후 12시30분쯤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가족들이 일부러 내게 말을 해주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매니저님을 통해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할머니와 어릴 때부터 각별한 사이였다. 외할머니 손을 타고 자라 애틋함이 크다. 내가 던지는 날 경기장에도 자주 오셨다. 최근까지도 외할아버지와 대전에 오셔서 밥도 같이 먹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3일장을 마치자마자 바로 선수단이 있는 대전으로 올라온 장민재는 다음 경기를 정상 준비한다. 올 시즌 5경기에서 25⅔이닝을 던진 장민재는 1승2패 평균자책점 2.81로 한화 마운드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선발로 활약 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