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선 못내 아쉬운 비였다.
한화는 5일 대전 KT전이 우천 취소됐다. 이날 하루종일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었고, 오전부터 내린 비가 그치지 않자 정오쯤 일찌감치 취소 결정이 됐다. 대전뿐만 아니라 잠실 LG-두산전, 창원 KIA-NC전, 사직 삼성-롯데전까지 고척 SSG-키움전을 제외한 4개 구장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황금 연휴의 시작을 알린 어린이 날을 맞아 더욱 야속한 비였다. KBO리그에서 어린이 날 우천 취소는 지난 1992년 광주 OB-해태전 이후 31년 만이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1985년 3경기(1985년에도 삼미-OB전, MBC-삼성전, 해태-롯데전) 포함해 4경기밖에 없었는데 이날 하루에 4경기가 비에 쓸려갔다.
취소 결정 후 만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를 하고 싶은데 비가 아쉽다. 선수들이 좋은 야구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홈팬들께 좋은 경기력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비가 가로막았다”며 “지난주에도 비 때문에 좋은 흐름이 끊겼었다”고 아쉬워했다.
지난달 23일 대전 LG전에서 상대 불펜을 무너뜨리며 7-6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한화는 25일 사직 롯데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튿날부터 시즌 최다 6연패를 당하면서 4월을 악몽 속에 마쳤다.
하지만 5월 흐름은 다르다. 지난 3~4일 잠실 두산전에서 각각 8득점, 10득점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타선이 살아났다. 특히 4일 경기에선 시즌 최다 4홈런 경기로 잠실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6연패 이후 2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수베로 감독은 타선 폭발에 대해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 경기가 잘 안 풀리다 보니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고, 보수적으로 플레이한 것이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3일 두산전 7회) 정은원이 상대 투수(정철원) 폭투 때 1루에서 단숨에 3루까지 과감하게 주루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현장에서 볼 때 굉장히 중요한 플레이였다. 그 플레이로 한 번 불이 붙으니 타선이 폭죽처럼 터졌다”고 돌아봤다. 당시 한화는 7회 8득점 빅이닝으로 타선의 혈이 뚫렸고, 4일 경기에선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상승 흐름에서 비로 하루 쉬어가는 한화는 6일 KT전 선발투수로 파이어볼러 문동주를 내세운다. 당초 이날 선발로 예고된 남지민이 하루 밀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문동주의 루틴을 지켜주는 쪽으로 결정했다. 남지민은 하루 더 쉬고 7일 KT전에 나설 예정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