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배지환(23ㆍ피츠버그)은 4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원정 경기에서 3번이나 출루했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얻었고, 2루를 두 번이나 훔쳤다. 이로써 타율은 0.262(84타수 22안타)로 올랐고, 도루 13개로 이 부문 선두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를 1개 차이로 추격중이다. (5일 경기서 3타수 무안타, 타율 0.253로 하락)
그러나 2루수로는 아쉬움을 남겼다. 5회 말 2사 3루에서 빗맞은 땅볼을 처리하다가 1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이로 인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이어진 적시타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1-3이던 스코어는 1-5로 벌어졌다.
이 경기에는 그의 (그라운드에서의) 양면성이 그대로 압축됐다. 역동적인 공격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수비에서는 안정성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때문에 화제성 넘치는 활약에도 불구하고, 평가는 아직 긍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그래프스닷컴은 이날 현재 세이버매트릭스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fWAR) 항목에서 배지환을 0.0으로 평가했다. 베이스볼레퍼런스(bWAR) 역시 같은 수치를 제시했다.
이는 올시즌 29경기(스타팅 22번)에 출전한 내용에 대한 지표다. 지난 해 10게임에 나갔을 때의 0.2(fWAR)나 0.5((bWAR) 보다도 낮은 평가라는 점이 의외다.
또, 베이스볼레퍼런스가 집계한 팀내 기여도만 봐도 (공동) 22번째, 투수를 제외한 포지션 플레이어 중에는 12번째에 그친다. 파이어리츠에서 WAR 1.0을 넘는 선수는 잭 스윈스키(1.2), 코너 조(1.0), 브라이언 레놀즈(1.0) 3명이다. 복귀한 간판 스타 앤드류 매커친은 0.6을 기록 중이다.
배지환의 승리기여도가 낮게 평가된 이유는 전제한 것처럼 수비 요인 때문이다. 타격과 주루 등 공격 항목에 대한 기여도는 +0.5인 반면, 수비 항목에 대해서는 -0.4로 채점했다. 이를 종합한 결과가 0.0으로 나타난 것이다.
역시 2루수 위주의 유틸리티 김하성(샌디에이고)의 경우와 대비된다. 그의 전통적인 스탯은 0.221-0.321-0.368(타출장)으로 배지환(0.262-0.319-0.357) 보다 높지 않다. 그러나 수비의 견고함 덕분에 기여도가 적게는 0.6(fWAR), 많게는 1.0(bWAR)까지 올라간다.
물론 연봉 대비로는 나쁘지 않다. 대략 WAR 1에 해당하는 가치를 600~800만 달러로 산정하는데, 배지환의 경우는 최저 연봉에 가까운 72만 5000달러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로스터 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도루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신뢰를 줄 수 있는 포지션을 찾고, 수비력을 입증하는 게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한편 이날 현재 WAR 1위는 게릿 콜(2.4), 2위 그레이엄 애시크래프트(2.2), 3위는 맷 채프먼과 오타니 쇼헤이(2.1)가 랭크됐다.
/ goorad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