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방출된 선수들을 대거 수집했다. 이들은 현재 롯데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안권수, 김상수, 신정락, 윤명준은 자신들의 자리에서 쏠쏠하게 활약하면서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방출생 신화가 준비하고 있다. 파주 챌린저스 출신으로 지난해 두산에서 방출된 현도훈(30)이 주인공이다.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는 이제 KBO리그를 도전하는 선수들의 희망이 된 장소다. 마지막이라는 간절함이 그들을 다시 야구에 푹 빠지게 했고 10명이 넘는 프로출신 선수를 배출했고 현도훈도 그 중 한 명이다.
신일중을 거쳐서 일본 교토고쿠사이고-일본 큐슈교리츠대를 나온 현도훈은 파주 챌린저스에서 KBO리그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다가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육성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1군에서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7.27(8⅔이닝 7자책점) 11피안타(2피홈런) 6볼넷 1사구 5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
이후 현도훈은 방출됐고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두산에 재입단했고 1군에서 2021년 5경기를 던지고 자취를 감췄다. 두산에서 가능성을 많이 눈여겨 봤지만 끝내 잠재력을 펴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해는 부상으로 1,2군에서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고 방출됐다. 그러나 현도훈은 현역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롯데에서 테스트를 받은 뒤 우여곡절 끝에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굴곡이 많은 커리어가 이어졌지만 현재까지 롯데에서는 희망적이다. 기존 1군 선수들을 제외하고 2군에서 기회를 받아야 하는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이다. 140km 초반대의 구속이 140km 후반대까지 상승하면서 공 끝에 힘이 더 생겼다는 후문이다. 구위의 상승은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 등판해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0(6이닝 1자책점) 4탈삼진 4볼넷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육성선수 신분이지만 충분히 1군에서도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상황. 5월이 됐기에 정식 선수 계약에도 제약이 없다. 당장 현도훈이 불펜 콜업 1순위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꾸준한 구속을 유지해야 하는 김도규, 좌완 신인 이태연 등이 당장 1군에서 먼저 콜업을 받을 투수들. 그러나 선발진의 부진에도 불펜진의 분전으로 상위권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는 투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2군에서의 성적이 1군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지만 140km 중후반대의 공을 뿌릴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더불어 현도훈과 같은 처지였던 김상수, 윤명준, 신정락 등이 투수진에서 힘이 되어주고 있는 상황. 동기부여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과연 현도훈은 롯데의 방출생 신화를 이어가는 또 한 명의 선수로 남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