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29, 오클랜드)는 선발에서 부진,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등판 때마다 실점을 허용한 후지나미는 빅리그 7경기째 드디어 무실점 경기를 처음 기록했다.
지난 겨울 오클랜드는 후지나미와 1년 325만 달러(약 43억원)에 계약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5경기(18.2이닝)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후지나미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고교 시절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라이벌 관계였던 후지나미는 큰 기대를 안고 시즌에 들어갔지만 첫 선발 경기부터 난타 당했다. 2.1이닝 8실점.
이후 선발 4경기에서 딱 1번 6이닝 3실점 QS를 기록했지만, 8실점-5실점-3실점-8실점으로 계속해서 부진했다. 4경기 4패 평균자책점 14.40이었다. 결국 오클랜드는 재빨리 후지나미를 선발진에서 탈락,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일본프로야구에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야쿠르트, 요미우리, 요코하마에서 선수로 13시즌을 활약하고 요코하마 감독(2015~2020년)까지 지낸 알렉스 라미레스는 최근 후지나미의 부진에 대해 언급했다.
라미레스는 “후지나미를 몇 년 봐 왔는데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선발 보다 불펜이 훨씬 효과적이다”라며 “선발을 계속하면 더블A까지 떨어질 것이다. 이대로라면 트리플A에서도 자신감을 되찾는 것은 어렵다”고 예상했다.
라미레스는 “구원 투수가 되면 자신감을 되찾아 패스트볼의 정밀도가 오르고, 1~2이닝을 던지면 20구 정도 던지게 되므로 전력 투구할 수 있을 것이다”며 “100마일 이상을 꾸준하게 던질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라미레스는 “불펜 투수가 되면 결과가 나오기 쉽고, 메이저리그에 남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펜으로 성적을 내면 몇 년 후에는 선발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라미레스의 발언 이후에 후지나미는 불펜에서도 최악의 투구를 했다. 후지나미는 지난 29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8회 등판했는데 1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무너졌다.
5-8로 뒤진 8회 1사 2루에서 등판한 후지나미는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2사 3루에서 빗맞은 내야 안타로 점수를 내줬다. 9회 3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고 1사 만루에서 폭투로 실점했다. 이어 1타점 적시타를 맞고 강판됐다. 미국 팬들은 “사상 최악의 투수”라고 맹비난했다.
4월 6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4패 평균자책점 13.00이다. 피안타율이 .303이고, 18이닝을 던지며 16볼넷, 일본에서부터 문제점이었던 제구 난조가 여전했다.
후지나미는 5월 첫 등판에선 희망을 보였다. 지난 3일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1-2로 뒤진 9회 등판해 삼진-삼진-뜬공으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10구를 던지며 직구 9개, 슬라이더는 단 1개 던졌다. 최고 99.3마일(159.8km)를 찍었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12.32로 약간 끌어냈다. 선발로 실패한 후지나미가 불펜 투수로 몸값을 해낼지 주목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