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는 끝났지만 부정 투구 의혹은 계속된다. 사이영상 3회 투수 맥스 슈어저(39·뉴욕 메츠)가 복귀전에서 6실점으로 무너지며 부정 투구 의혹을 떨쳐내지 못했다.
슈어저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등판, 3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메츠가 1-8로 패하면서 슈어저는 시즌 2패(2승)째를 당했고, 평균자책점 3.72에서 5.56으로 치솟았다.
슈어저에겐 14일 만의 등판이었다. 지난달 20일 LA 다저스전에서 3회까지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지만 글러브 이물질 검사를 받다 퇴장을 당했다. 심판이 끈적이는 물질을 문제 삼자 슈어저는 로진과 땀이 섞여서 발생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과도한 로진 사용도 위반 사항으로 간주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슈어저는 당초 항소 의사를 내비쳤으나 포기했다. 징계를 수용하면서 벌금이 1만 달러에서 5000달러로 줄었다. 그로부터 14일 만에 마운드에 돌아왔지만 1회 시작부터 볼넷과 안타,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스펜서 톨케슨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한 슈어저는 2회 에릭 하세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간 실투였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4회를 버티지 못했다. 아킬 바두에게 안타를 맞은 뒤 맷 비얼링에게 좌중월 투런 홈런을 내줬다. 92.5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몰렸다. 이어 하세를 삼진 잡았으나 앤디 이바네즈와 맥킨스트리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고 1사 1,3루에서 강판됐다.
총 투구수 75개로 포심 패스트볼(38개), 체인지업(25개), 슬라이더(11개), 커브(7개), 커터(4개)를 구사한 슈어저는 포심 구속이 최고 94.3마일(151.8km), 평균 92.7마일(149.2km)에 그쳤다. 구속이 근소하게 감소한 가운데 5가지 구종 모두 분당 회전수(RPM)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포심(2414→2307), 커브(2822→2604), 커터(2347→2213), 슬라이더(2347→2213)는 시즌 평균 수치보다 100~200회 이상 급감, 이물질 효과를 본 것 아니니냐는 의심이 더욱 커지게 됐다. 지난 2015년 스탯캐스트 도입 후 슈어저의 포심 회전수가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슈어저는 이날 부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슈어저는 “오늘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던지는 것이었다. 다시 투구를 시작할 수 있게 돼 좋다”며 “로케이션이 좋지 않았는데 긴 공백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고 말했다.
출장정지 기간 약간의 허리 통증도 있었던 슈어저로선 13일의 실전 공백이 겹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슈어저의 복귀전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일지, 아니면 노쇠화의 시작일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1984년생으로 불혹이 가까운 나이라 언제 하락세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 올 시즌 슈어저의 평균자책점 5.56은 지난 2011년 디트로이트 시절 4.43을 넘어 커리어 최악의 기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