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기를 하려고 부상을 기다리고, 학교폭력 피해자와의 합의를 기다린 것일까. 두산 마운드가 프로답지 못한 경기력으로 졸전을 자초했다.
두산 외국인투수 딜런 파일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시즌 6차전에서 데뷔전을 가졌지만 4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5실점 난조로 패전투수가 됐다.
총액 65만 달러(약 8억 원)에 두산맨이 된 딜런은 2월 말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피칭을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으며 골타박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두 달 동안 휴식 및 재활에 전념했고, 개막 후 한 달이 돼서야 마침내 데뷔전이 성사됐다. 딜런은 그 동안 4차례의 불펜피칭, 연천 미라클과의 연습경기(3이닝 무실점), 퓨처스리그 KIA전(4이닝 무실점)을 통해 1군 데뷔를 준비했다.
경기 전 통역을 통해 “필 받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딜런. 3회까지는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했지만 0-0이던 4회 급격히 흔들렸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노시환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내주며 첫 실점한 것. 풀카운트에서 던진 6구째 낮은 커브가 좌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이후 채은성의 중전안타로 이어진 1사 1루서 김인환에게 우월 투런포를 헌납했다. 0B-2S의 유리한 카운트였지만 3구째 체인지업이 높게 형성됐다.
딜런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후속 최재훈을 풀카운트 끝 볼넷 출루시켰고, 2사 1루서 폭투와 실책으로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오선진의 1루수 땅볼 때 1루 베이스 커버 과정에서 1루수 양석환의 토스를 포구하지 못했다. 다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장진혁을 3루수 뜬공으로 막고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딜런은 2-3으로 뒤진 5회에도 등판했지만 선두 노수광을 우전안타, 정은원을 볼넷 출루시키며 무사 1, 2루에 몰렸다. 데뷔전은 여기까지였다. 신인 김유성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89개.
김유성 카드 또한 대실패였다. 학교폭력 피해자와 합의한 뒤 4월 28일 인천 SSG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갖고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유성. 그러나 홈팬들 앞에 처음 선 이날은 1이닝 3피안타(2피홈런) 5볼넷 5실점 최악투를 펼쳤다.
김유성은 2-3으로 뒤진 5회 무사 1, 2루서 등판했다. 몸이 덜 풀렸는지 제구가 하나도 되지 않았다. 폭투와 노시환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처한 무사 만루서 채은성 상대 좌월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초구 볼 이후 2구째 던진 146km 몸쪽 직구가 좌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데뷔 첫 실점이었다.
김유성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후속 김인환과 최재훈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냈고, 문현빈의 2루수 땅볼에 이어 오선진에게 또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에 처했다. 이어 장진혁의 1타점 적시타, 노수광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내줬다. 계속된 2사 1, 2루는 정은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극복.
김유성은 6회에도 등판했지만 여전히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선두 노시환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 채은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2-10으로 뒤진 6회 무사 1루서 김명신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홈 데뷔전을 마쳤다. 투구수는 51개.
딜런과 김유성을 향한 오랜 기다림은 결국 실망으로 바뀌었다. 두산은 두 투수의 10실점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화에 3-10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시즌 13승 1무 13패. 다시 5할 승률이 위태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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