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데릭 쉘튼(53) 감독이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공교롭게도 배지환(24)의 번트 안타 이후였다.
쉘튼 감독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 퇴장 조치됐다.
1-3으로 뒤진 4회 공격에서 피츠버그는 2사 후 배지환이 2루 번트 안타로 1루에 출루했다. 이어 오스틴 헤지스 타석에서 상황이 발생했다. 쉘튼 감독이 덕아웃에서 주심을 맡은 퀸 월콧 심판에게 소리를 치며 불만을 표출한 게 발단이었다.
어필이 멈추지 않자 결국 심판진이 헤지스 타석 초구 직후 경기를 중단했다. 3루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뛰어나온 쉘튼 감독은 더욱 격렬하게 어필했고, 보다 못한 3루심 애드리안 존슨 심판이 퇴장을 명했다. 쉘튼 감독의 시즌 1호이자 개인 통산 10번째 퇴장이었다.
경기 후 쉘튼 감독은 “피치 클락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았다. 그동안 일관성을 아주 잘 유지했는데 이틀간 일관성이 없었다”며 전날 경기부터 쌓인 불만이 터진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 클락이 카운트다운돼야 할 상황에 멈춘 것에 대한 이의 제기였다. 이날 아침에도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이와 관련한 논의를 했는데 바뀌지 않자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쉘튼 감독이 갑자기 퇴장당했지만 배지환의 발은 멈추지 않았다. 퇴장 이후 계속된 헤지스 타석. 탬파베이 투수 셰인 맥클라나한의 3구째 공이 바깥으로 빠졌는데 폭투가 됐다. 배지환이 2루로 뛰자 포수 프란시스코 메히아의 마음이 너무 앞섰다. 공을 잡기도 전에 자리에 일어섰는데 결국 공을 뒤로 빠뜨렸다.
2루로 달려가던 배지환은 속도를 잠시 멈췄으나 폭투가 된 틈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내달렸다. 감독 퇴장의 혼란한 상황에도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간 배지환의 집중력과 과감함이 빛났다.
배지환은 7회에도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를 훔치며 시즌 4번째 멀티 도루에 성공했다. 시즌 도루 숫자를 13개로 늘리며 이 부문 1위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14개)에 1개 차이로 따라붙었다.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한 배지환은 시즌 타율도 2할4푼7리에서 2할6푼2리(84타수 22안타)로 끌어올렸다. 규정타석 진입에도 4타석만 남겨놓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