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9)가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 13탈삼진을 기록했지만 웃지 못했다. 2경기 연속 홈런 2개를 맞으면서 장타 허용이 눈에 띄게 늘어난 탓이다.
오타니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1사구 13탈삼진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에인절스가 6-4로 역전승하면서 시즌 첫 패 요건을 지운 오타니는 평균자책점이 1.85에서 2.54로 올랐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6이닝 5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2피홈런.
시즌 첫 5경기에선 28이닝 동안 홈런을 단 하나도 맞지 않은 오타니였지만 최근 2경기에서 11이닝 동안 4피홈런을 허용했다. 직전 오클랜드전에선 4회에만 2개를 맞았고, 이날은 1회 놀란 고먼에게 솔로포로 선취점을 내준 다음 4회 딜런 카슨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오타니는 “홈런을 맞은 부분이 부주의했다. 6~7회까지 던지고 싶었는데 5이닝밖에 던지지 못한 게 아쉽다.”며 4회 3실점 상황에 대해 “타자들이 노리는 공을 좁혀서 치는 것 같았다. 맞은 게 다 장타가 됐다. 뜨는 타구를 허용한 것이 오늘 가장 크게 반성할 점이다”고 말했다.
4회 역전 투런 홈런을 맞기 전에도 놀란 아레나도와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실점했다. 카슨에게 맞은 홈런까지 포함해 3개의 장타 모두 주무기 스위퍼를 공략당한 것이었다. 제구가 낮게 형성됐지만 스위퍼 구사 비율이 높아지면서 타자들의 노림수에 걸려드는 모습이다.
이날 오타니가 던진 97구 중 스위퍼가 52구로 가장 많았다. 시즌 전체로 봐도 스위퍼 구사 비율이 48.1%로 절반에 가깝다. 아무리 위력적인 공이라도 너무 자주 던지면 읽힐 수밖에 없다. 앞서 오클랜드전에서 셰이 랭겔리어스에게 맞은 홈런도 스위퍼를 맞은 것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 경기는 부시스타디움의 환경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 오타니는 장타 허용에 대해 “커맨드 문제라기보다 공의 변화에 편차가 있었다. 구장 환경이 달랐는데 마운드는 다소 파였지만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날이 상당히 건조했다”고 말했다.
날이 건조하면 공도 방망이도 바짝 말라 타구가 더 멀리 뻗는 경향이 있다. 이날 경기에는 홈런이 총 5개나 나왔다. 오타니가 2개를 맞았고, 에인절스 타자들이 3개를 쳤다. 2회 브랜든 드루리의 동점 솔로포에 이어 9회 제이크 램의 동점 솔로포, 마이크 트라웃의 결승 솔로포가 터져 나왔다. 오타니의 말대로 이날은 건조한 날씨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