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2도루' 배지환, 1위 턱밑 추격…무려 68도루 페이스, 이치로 기록도 넘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5.04 16: 03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24)이 멀티 도루에 성공하며 이 부문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68도루까지 가능하다. 스즈키 이치로의 한 시즌 최다 56도루도 넘볼 만한 놀라운 페이스다. 
배지환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에 성공하며 도루도 2개나 성공했다. 팀은 1-8로 패했지만 배지환의 존재감은 돋보였다.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후보 중 한 명인 탬파베이 좌완 에이스 셰인 맥클라나한을 맞아 배지환은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루 쪽으로 절묘한 번트를 대며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오스틴 헤지스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시즌 12호 도루. 배지환을 의식했는지 피치 아웃에 가깝게 바깥쪽으로 뺀 공이 폭투가 됐다. 그 사이 배지환은 2루를 지나 3루까지 내달렸다. 

[사진] 배지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두타자로 나온 7회에는 우완 불펜 체이스 앤더슨에게 6구 풀카운트 승부에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헤지스가 1루 파울플라이로 아웃됐지만 키브라이언 헤이즈 타석 때 다시 2루 도루를 했다. 탬파베이 포수 프란시스코 메히아가 앉은 채로 정확하게 2루 송구를 했지만 이미 배지환이 베이스에 도달한 뒤였다. 시즌 13호 도루이자 4번째 멀티 도루 경기.
이로써 배지환은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도루 부문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이 부문 1위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14개)를 1개 차이로 추격. 아쿠냐는 이날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시즌 6호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5타수 1안타 3타점 1볼넷으로 활약, 팀의 14-6 대승을 이끌었지만 도루를 추가하진 못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막 로스터에 든 배지환은 팀의 31경기 중 29경기에 나와 22경기를 선발출장했다. 아직 규정타석에 들지 못한 상황에서도 폭발적인 주력으로 도루를 쌓고 있다. 산술적으로 지금 페이스라면 68도루까지 가능하다. 
[사진] 시애틀 시절 스즈키 이치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신수(SSG 랜더스)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0년 기록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22도루로 가뿐히 넘어설 기세. 나아가 일본인 스즈키 이치로의 기록까지 넘본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였던 2001년 56도루로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1위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한 도루왕 타이틀을 갖고 있다. 
배지환이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는다면 한국인 최초 도루왕도 꿈이 아니다. 올해부터 메이저리그는 정사각형의 베이스가 15인치에서 18인치로 커졌고, 투수들의 견제도 주자당 2회로 제한됨에 따라 도루하기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었다. 
[사진] 배지환(오른쪽)이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지환은 도루 13개를 성공한 동안 실패가 1개로 성공률도 92.9%에 달한다. 발도 빠르지만 도루 타이밍도 잘 잡는다. 팀 도루 1위(44개) 피츠버그도 어느 팀보다 도루를 적극 권장하고 있어 배지환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환경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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