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등판해 데뷔 첫 승과 데뷔 첫 세이브를 연달아 기록했다.
LG 신인 투수 박명근(19)이 한 달 만에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위치까지 올라섰다. 염경엽 감독은 현재 LG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고 칭찬했다.
박명근은 3일 창원 NC전에서 2-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한 점 차 리드, 19세 신인에게 마무리 임무가 맡겨졌다. 지난 1일 마무리 고우석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LG는 집단 마무리로 운영하고 있다. 2일 NC전에선 좌완 함덕주가 9회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했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경기 상황에 따라 마무리를 정한다. 박명근이 마무리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명근은 2일 NC전에서 2-2 동점인 6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LG가 7회초 5-2로 리드를 잡으면서 구원승을 기록했다.
2일 박명근은 NC 중심타선인 3~5번을 상대했다. 박민우는 2루수 땅볼, 박건우도 2루수 땅볼, 김성욱은 헛스윙 삼진으로 가볍게 막아냈다. 염 감독은 중심타선에 신인 박명근을 낸 이유를 묻자,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고 말했다.
3일 NC전, LG는 5회 박동원의 솔로 홈런으로 2-1로 경기를 뒤집었고, 선발 플럿코가 7회까지 책임졌다. 8회 유영찬에 이어 9회 박명근이 마운드에 올랐다.
1점 차 리드에서 또 NC 중심 타선이었다. 박명근은 첫 타자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 그리고 천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가장 구위가 좋다"는 감독의 말이 괜한 칭찬이 아니었다. 박명근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1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필승조 정우영과 이정용이 불안하고,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19세 신인의 역할이 커졌다. LG가 2~3일 이틀 연속 승리했는데, 정우영과 이정용은 2경기 연속 등판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해 "2경기 정도 휴식을 준다"고 말했는데, 정상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명근은 174cm의 사이드암 투수다. 키가 작은 편이지만 고교 때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렸다. NC전에서 최고 149km를 기록했다.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그리고 슬라이드 스텝이 1.0~1.1초대로 엄청 빠르다.
데뷔 첫 등판에서 3실점, 두 번째 경기에선 수비 실책으로 비자책 2실점. 출발은 매끄럽지 못했다. 박명근은 "초반에 워낙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오늘은 잘해야지' 이런 생각이 컸다. 형들이 좋은 조언도 해주시고, 경기장에 익숙해지면서 나아졌다"고 말했다.
신인답지 않게 평정심, 멘탈이 좋은 편이다. 박명근은 "마운드에서, 야구장에 들어서서 만큼은 내가 왕이라는 생각을 하고 던진다. 항상 경기 들어갈 때마다 긴장보다는 즐기려는 마음으로 한다"고 말했다.
부담감이 느껴질 1점 차, 마무리 등판도 즐겼다. 박명근은 "점수 차는 안 보고 올라가는 편이다. (1점차에) 긴장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좀 더 컸던 것 같다"고 첫 세이브 소감을 말했다. 이어 "어느 상황, 어떤 타이밍에 올라가든지 포수형 리드 믿고, 야수 형들 수비 믿고 던지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명근 뿐만 아니라 한화 김서현, KIA 윤영철, 롯데 김민석 등 올해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KIA 윤영철은 3일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인터뷰 도중 윤영철의 승리 소식을 들은 박명근은 웃으며 "잘 던졌어요?"라고 물었다.
신인왕을 언급하자 박명근은 "생각은 해보긴 했는데,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그냥 꾸준하게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면 한번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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