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구 삼성-키움전. 모든 시선은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선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에게 향했다.
개인 통산 374세이브에 빛나는 오승환은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으로 반등이 필요한 상황. 정현욱 투수 코치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살려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게 감각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박진만 감독에게 건의했고 '끝판대장' 오승환의 선발 데뷔전이 성사됐다.
데뷔 첫 선발 투수로 나선 오승환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총 투구수는 73개.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섞어 던졌다.
오승환은 1회 이정후의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하며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챙겼다. 박찬혁의 좌중간 2루타로 1사 2루 위기에 몰린 오승환. 김혜성과 풀카운트 끝에 7구째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우월 투런 아치로 연결됐다. 에디슨 러셀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준 오승환. 이원석과 이형종을 각각 유격수 땅볼,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2회 임병욱과 김휘집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2사 후 이지영의 안타, 이정후의 2루타로 1점 더 내줬다. 박찬혁을 2루 뜬공 처리하며 2회 투구를 마쳤다. 3회 김혜성(2루 땅볼), 러셀(우익수 플라이), 이원석(헛스윙 삼진)을 꽁꽁 묶으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4회 선두 타자 이형종과 풀카운트 끝에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임병욱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 처리했다. 김휘집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오승환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이지영과 이정후를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박찬혁과 풀카운트 상황에서 6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오승환은 1-3으로 뒤진 6회 최충연에게 바통을 넘겼다. 삼성은 키움에 1-4로 패했고 오승환은 올 시즌 두 번째 고배를 마셨다.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 선 소감을 들어보자.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한데 1회부터 실점을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 이닝, 한 타자에 집중을 하면서 던졌다. 4회에 투구 수가 많지 않아서 한 이닝 더 가기로 투수 코치님과 이야기를 하고 5회까지 나갔다". 오승환의 말이다.
이어 그는 "좋지 않았던 때와 비교해서는 그래도 힘이 실린 느낌이 들었다. 9회 등판도 부담되지만 1회부터 나가는 것도 부담이 된다는 걸 느꼈다. 9회엔 경기를 지켜야 하지만, 선발은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1만3394명의 관중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오승환의 데뷔 첫 선발 등판 효과로 관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에 "팬 여러분이 어려운 시간을 내주셔서 응원을 오셨는데 감사하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