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에서 1-5로 패했다. 최근 4연패 늪에 빠진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성적 10승20패로 승률이 3할3푼3리까지 떨어졌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5위로 꼴찌. 최근 8경기 1승7패로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개막 후 유일하게 위닝시리즈가 없는 팀이기도 하다.
이날 선발로 나선 좌완 스티븐 마츠(32)가 1회부터 4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마츠는 1사 후 볼넷과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허용한 뒤 테일러 워드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5회까지 버티긴 했지만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 패전.
이날까지 마츠는 시즌 6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만 안으며 평균자책점 6.39로 부진하다.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한 번도 없다. 9이닝당 볼넷 4.4개로 데뷔 후 가장 많고, 6경기 중 5경기에서 홈런을 허용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마츠가 선발로 나선 6경기를 모두 패했다.
뉴욕 메츠 유망주 출신으로 기대만큼 크지 못한 마츠는 지난 202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된 뒤 개인 최다 14승(7패)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3.82로 활약했다. FA 시장에 나온 마츠를 세인트루이스가 4년 44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당시 팀 내에서 좌완 투수 김광현(SSG)이 FA로 풀렸지만 재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세인트루이스는 좌완 마츠 영입으로 결별을 알렸다.
그러나 마츠는 이적 첫 해였던 지난해 15경기(10선발) 5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25로 부진했다. 어깨, 무릎 부상으로 48이닝 소화에 그쳤다. 계약 2년차가 된 올해도 부진을 거듭 중인 마츠는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간 21경기(79이닝) 5승7패 평균자책점 5.70에 그치며 FA 실패작이 되어가고 있다.
마츠뿐만 아니라 마일스 마이콜라스(6G 1승1패 ERA 5.97), 잭 플래허티(6G 2승3패 ERA 3.94) 등 주축 선발들이 고전하고 있다. 조던 몽고메리(6G 2승4패 ERA 3.34)가 그나마 제 몫을 하고 있을 뿐 선발 평균자책점 전체 21위(5.01)에 그치고 있다. WBC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당한 베테랑 아담 웨인라이트는 개점 휴업 중이다. 불펜도 특급 마무리투수 라이언 헬슬리가 9경기 블론세이브 3개로 고전 중이다. 1점차 승부에서 1승5패로 약하다.
폴 골드슈미트(타율 .304 4홈런 14타점 OPS .909), 토미 에드먼(타율 .267 4홈런 10타점 OPS .914)이 이끄는 타선은 팀 OPS 14위(.738)로 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놀란 아레나도(타율 .233 2홈런 14타점 OPS .590), 타일러 오닐(타율 .241 2홈런 6타점 OPS .654)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FA 영입된 올스타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타율 .266 2홈런 11타점 OPS .746)도 은퇴한 야디어 몰리나의 존재감을 채우진 못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2007년이 마지막 5할 미만 승률(.481) 시즌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했다. 마지막 지구 꼴찌는 지난 1990년(70승92패)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통의 강호답지 않은 세인트루이스의 2023시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아레나도는 반등을 자신했다. 그는 “우리에 대한 기대가 항상 높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왜 벌써 시즌이 끝났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아직 시즌은 5개월 더 남아있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