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우&성범 빅뱅타선은 언제 가동할까?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최형우(40)는 지난 2년 동안 부진했다. 2020년 37살의 나이로 생애 두 번째 타격왕을 차지하더니 3년 47억 원에 FA 대박을 또 터트렸다. 앞선 첫 번째 100억 원을 더하면 147억 원이나 됐다. 100억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4년동안 충실한 성적을 올렸다.
활약을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먹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진했다. 2021시즌 타율 2할3푼3리, 12홈런, 55타점, OPS 0.729로 급락했다. 2020시즌 OPS 1.023이 나왔던 선수라고 믿기지 않았다. 그래도 2022시즌은 타율 2할6푼4리, 14홈런, 71타점, OPS 0.787 등 지표가 약간 개선됐다.
계약 마지막 해, 그것도 만으로 40살이 되는 2023시즌 회춘의 타격을 펼치고 있다. 2일 현재 타율 3할3푼3리, 3홈런, 14타점, 12득점, OPS 0.945로 대폭 상승했다. 각종 타격지표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지난 2년은 6번타순에 많이 배치됐지만 이제는 부동의 4번타자이다.
KIA는 나성범이 다친 것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KIA는 최형우의 에이징커브를 메우기 위해 2020시즌을 마치고 나성범을 6년 150억원을 주고 데려왔다. 작년 최형우가 부진했지만 나성범은 이적 첫 해 3할2푼, 21홈런, 97타점, OPS 0.910의 성적으로 빈틈을 꽉꽉 메워주었다. 5강으로 올라간 이유였다.
나성범은 종아리 근육 미세손상으로 개막부터 이탈해있다. 그 빈자리를 공교롭게도 살아난 최형우가 메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4월21일 광주 삼성전에서 2-4로 뒤진 9회말 끝내기 역전 스리런포를 터트려 팀을 기사회생시켰다. 당시 꼴찌였던 KIA는 8승2패를 거두고 승률 5할을 기록했다.
최형우가 중심타자로 제몫을 했끼 때문이었다. 10경기에서 3할6푼4리, 2홈런, 8타점, 9득점, OPS 1.100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나성범의 공백을 느끼지 못한 것도 바로 최형우의 활약 덕택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형우 개인도 2020시즌 타격왕 모드로 뜨거운 봄을 보내고 있다.
최형우가 지금의 화끈 페이스를 유지하고 5월 말이나 6월 초 나성범이 복귀한다면 빅뱅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타선의 힘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기대를 안고 있다. 김종국 감독이 '6월 승부수'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이다. 거기에는 돌아온 최형우의 힘이 깔려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