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함덕주가 건강해진 몸으로 트레이드 이후 2년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함덕주는 2021년 시즌 개막을 앞둔 3월말 두산에서 LG로 트레이드 됐다. LG는 당시 선발 투수들의 잔부상으로 선발과 마무리 경험이 있는 함덕주를 영입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함덕주는 마운드에 서는 횟수가 적었다. 부상으로 활약이 미미했다. 트레이드 첫 해는 시즌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장기간 재활을 했다. 16경기(21이닝)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는 시즌 도중 또 잔부상으로 13경기(12.2이닝) 등판에 그쳤다.
트레이드 3년차인 올해는 다르다. 함덕주는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9회 등판했다. LG는 1일 마무리 고우석이 허리 근육통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최소 3주 정도 이탈이 예상된다.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이 돌아올 때까지 집단 마무리 체제를 언급했다.
함덕주는 첫 타자 박건우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대타 한석현는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3루수 문보경이 잡으려다 조명탑 불빛에 타구가 들어가 놓쳤다. 이어 천재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LG는 올 시즌 블론세이브가 8개로 가장 많다. 함덕주는 앞 타석에서 홈런을 친 윤형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박세혁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승리를 지켰다.
트레이드 3년 만에 LG에서 기록한 첫 세이브. 개인적으로 두산 시절인 2020년 7월 16일 SK전 이후 1020일 만에 세이브였다.
함덕주는 경기 후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오랜만에 세이브 소감을 전했다. 그는 “LG에 와서 처음으로 세이브 상황에서 나와 새로운 역할을 했다. 좀 더 약간 떨리고, 긴장되는 상황이어서 나도 모르게 더 좋았던 것 같다. 팀도 어려운 상황이라 더 집중해서 던지려 했다”고 말했다.
1,2루 위기에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함덕주는 “내 공이 오늘 안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실책은 어쩔 수 없이 생긴 것이고, 이후 안타는 내 실투였다. 내 공이 안 좋아서 맞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자신있게 다음 타자에 집중한 것이 잘 됐다"고 말했다.
함덕주의 직구는 140km 초반이었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 “함덕주는 직구가 144~147km 까지 구속이 오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덕주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불펜에서 형들한테 물어봤을 때도 좋다고 해서 구속보다는 타자 반응에 집중하려고 했다. 볼 스피드보다 타자들이 반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파울도 많이 나오고 또 헛스윙도 많이 했기 때문에 스피드를 배제하고 승부했다. 직구도 자신있게 던지고 변화구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던졌던 게 더 좋은 효과가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몸으로 자신에 공에 믿음이 생겼다.
함덕주는 16경기 14이닝을 던졌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투수다. 부상으로 2년간 고생한 함덕주는 "관리를 잘 받고 있다. 연투를 하면 휴식일이 있고, 쉴 때는 보강운동을 하고 있어 무리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렇게 좋은 위치에서 던질 수 있는 것도 너무 좋고, 또 이런 상황을 믿고 내보내주신 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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