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특급루키였다.
롯데 자이언츠의 봄바람이 무섭다.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7-4로 승리했다. 무려 15년 만에 9연승을 질주했다. 팀 최다 11연승을 넘어설 기세이다. 선발투수들이 주춤하지만 불펜이 막고, 찬스때면 어김없이 터지는 방망이가 무섭다. 뛰는 야구도 시전하고 있다.
여기에 19살 슈퍼루키도 단단히 한 몫하고 있다. 올해 고졸 신인 외야수 김민석이다. 이날 1번타자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2득점 1도루의 맹활약을 펼치며 9연승에 기여했다. KIA 배터리는 잘치고 잘뛰는 19살 리드오프를 제어하지 못한 것이 이날 패인으로 작용했다.
1회 첫 타석부터 KIA 선발 아도니스 메디나를 상대로 좌중간에 2루타를 터트리고 첫 득점을 올렸다. 4회도 1사후 중전안타로 출루하더니 도루까지 성공해 KIA 배터리를 괴롭혔다. 6회는 2사1루에서 2루수 내야안타까지 터트려 2득점의 발판을 놓았고 자신도 홈을 밟았다.
데뷔 첫 3안타 경기였다. 아직 시즌 성적은 2할3푼, 6타점, 11득점, 3도루, OPS 0.556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전경기(4월30일 사직 키움전) 2안타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와 멀티출루로 리드오프 노릇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이제 시즌이 한 달을 지난 만큼 적응력이 커지면서 김민석의 타격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휘문고 간판타자였던 김민석을 1라운드에 지명했다. 투수가 아닌 야수를 지명할 정도로 잠재력이 컸다. 타격에서 컨택 능력이 뛰어나고 빠른 주력을 갖춘 점을 높게 평가했다. 롯데야구의 지향성을 보여주는 지명이었고, 실제로 데뷔와 함께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개막전 엔트리에 진입한 이후 계속 1군에 있다. 초반에는 벤치에서 대기했으나 황성빈의 부상이탈과 함께 선발출전 횟수를 늘리기 시작하며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중견수로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수비범위를 보여주고 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보여주며 진격의 리드오프가 되고 있다.
김민석은 휘문고 선배 키움 이정후가 롤모델이다. 제2의 이정후가 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실제로 고교시절 학교를 찾은 이정후의 타격조언을 금과옥조로 새기고 있다. "몸쪽볼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파울을 친다는 생각으로 스윙하면 좋은 타구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다보나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사직경기에서 선배 이정후에게서 방망이 두 자루를 받았다. 이어 "아직 쓰지는 않았다. 쓰던 방망이가 부러지면 쓰려고 했는데 오늘 부러졌다. 내일(3일)부터 정후 선배 방망이로 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9살 슈퍼루키의 방망이에서 10연승이 나올 것만 같은 굳센 표정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