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자".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광주경기에서 강릉고의 우승을 이끌었던 에이스 선후배들이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환골탈태한 롯데 제로맨 김진욱(21)과 KIA 파이어볼러 최지민(20)이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몫을 다했다.
김진욱은 5회 2사1,2루에서 선발 박세웅의 구원등판에 나섰다. 주효상을 위력적인 직구로 1구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하고 가볍게 불을 껐다. 6회에서는 2안타를 맞았지만 2사 1루에서 바통을 넘기며 등판을 마쳤다. 뒤를 이은 최준용이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등판으로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2⅔이닝 동안 4안타 8볼넷을 내주었지만 12개의 탈삼진을 곁들였다. 직구의 위력이 넘친데다 변화구의 제구가 잡히면서 불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2년동안의 흔들렸던 김진욱이 아니었다. 환골탈태 그 자체였다.
최지민은 3-7로 뒤진 9회 등판해 1이닝을 탈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았다. 김민석을 9구만에 유격수 뜬공, 고승민은 2루 땅볼, 렉스는 삼진으로 처리했다. 최고 148km짜리 직구를 씩씩하게 던졌다. 최근 150km까지 나오며 파이어볼러로 변신한 위력이 그대로 나타났다. 11경기에 출전해 ERA 2.03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1년 차이로 강릉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0년 대통령배 대회 우승 당시 김진욱은 3학년 에이스, 최지민은 2학년 주축 투수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최지민은 2021년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래서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각별하다.
나란히 롯데(2021)와 KIA(2022) 2차 1번으로 지명을 받으며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다. 김진욱은 2년 동안 제구가 되지 않아 많은 고민을 안았다. 2년동안 평균자책점이 6.36, 6.31에 그쳤다. 최지민도 작년 제구력과 스피드 문제로 6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러나 비시즌 기간중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리그에 참가하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1군의 주축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이날 나란히 등판하면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경기후 김진욱은 "경기전에 지민이를 만났다. 별다른 이야기를 안하고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만 했다. 지민이도 나도 경기를 위해 최선을 하할 것이다. 서로 잘해주고 있어 뿌듯하다. 지민이도 뿌듯하게 생각할 것이다"고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최지민이 진욱형과 함께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가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혔다는 말을 듣고는 "지민이가 가면 좋고 나도 뽑히면 훨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질롱코리아도 함께 다녀왔다. 또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동반승선에 대한 강한 희망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김진욱은 최지민의 스피드업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힘이 많이 붙은 것 같다. 1학년때 많이 힘들어했는데 몸이 많이 좋아져 스피드도 나오는 것 같다. 지금은 지민이 볼이 훨신 빠른 것 같다. 나도 스피드가 올라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날 김진욱은 최고 146km를 찍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