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해체 직전 팀보다 못하다…한화 팀 타율 .214, KBO 42년 사상 최악의 타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5.03 06: 41

한화 타선이 역대급 물방망이로 전락했다. KBO리그 42년 역사상 이렇게 못 친 타선이 없었다. 
한화는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서 0-3으로 패했다. 6회 1사까지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에게 노히터로 막히는 등 산발 5안타 무득점으로 0-3 패배를 당했다. 올해 25경기 중 6경기째 무득점 패배로 타선 부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일까지 한화는 팀 타율(.214), 홈런(9개), 출루율(.300), 장타율(.283), OPS(.583) 모두 리그 10위로 바닥을 기고 있다. 경기당 평균 3.24득점. 팀 평균자책점 7위(4.29)로 투수력은 크게 나쁘지 않지만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서 어느새 6연패를 당했다. 시즌 성적도 6승18패1무로 승률은 2할5푼까지 떨어졌다. 9위 KT에 3경기 차이로 뒤진 10위. 

한화 수베로 감독. /OSEN DB

FA 영입한 채은성(.306)과 노시환(.316)이 3할대 타율로 분투하고 있지만 나머지 타자들은 2할5푼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문현빈(.232), 이원석(.224), 최재훈(.214), 정은원(.209), 김인환(.205), 노수광(.203), 김태연(.189), 박상언(.156), 오선진(.140), 박정현(.135), 브라이언 오그레디(.127) 등 30타석 이상 타자들이 대부분 1~2할대 타율에 머무르고 있다.
3~4번 노시환과 채은성만 조심하면 되는 타선이다. 여기서 해결하지 못하면 득점이 나기 어렵다. 개막 3주차까지 타선을 이끌었던 채은성이 최근 6경기 23타수 2안타 타율 8푼7리로 주춤하자 팀 타선 부진이 두드러진다. 이 기간 한화는 팀 타율 1할7푼, OPS .452로 총 8득점을 내는 데 그쳤다. 
KBO리그 역사를 봐도 이 정도로 타격 침체가 있는 팀이 없었다. 팀 타율 2할1푼4리는 지난 1986년 청보(.219)를, OPS .583은 1993년 태평양(.595)을 넘어 KBO리그 42년 역사상 최저 기록이다. 
wRC+(조정득점생산력)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wRC+는 투고타저, 구장 특성 등 리그 환경까지 반영한 타자 생산력 지표로 평균 100이 기준이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한화의 wRC+는 68.2로 1999년 쌍방울(71.9)보다 나쁜 역대 최악이다. 
1999년 쌍방울을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 /OSEN DB
1999년 쌍방울은 IMF 사태로 모기업이 부도나면서 해체 직전에 있던 팀이었다. 박경완, 김기태, 김현욱, 조규제 등 주축 선수들을 현금 트레이드로 팔며 어렵게 팀을 연명했다. 극심한 자금난으로 원정시 여관방을 전전하거나 당일치기로 이동을 해야 할 만큼 열악한 상황이었다. 
역대 최고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1999년에도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 타자,와20홈런 타자가 없었다. 최태원(.239)이 유일한 규정타석 타자였고, 이동수(19개)를 빼면 두 자릿수 홈런 타자도 없었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마운드 벌떼 야구도 역대급 물방망이 앞에선 소용없었다. 1999년 쌍방울은 28승97패1무로 KBO리그 역대 두 번째 낮은 승률(.224)을 기록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4년 전 해체 직전 팀과 비교해야 할 정도로 한화 타선은 처참하다. 단순히 타격 사이클을 논하기에는 수년간 누적된 문제다. 한화의 팀 OPS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7-7-9-9-10-9-10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 기간 매년 타격파트 코치가 바뀌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올해는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요청으로 김남형·박윤 타격코치 체제를 2년째 유지하며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 때 방향성을 이어가고자 했지만 결과가 나지 않고 있다. 
한화 브라이언 오그레디. /OSEN DB
앞으로 타선에 기대할 만한 반등 요소가 별로 없다는 점이 더욱 걱정이다. 오그레디를 방출하자니 시즌 초반이라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 기존 선수 중에선 정은원, 최재훈에게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팀 타선을 바꿀 만한 장타자들은 아니다. 6월 상무에서 제대할 최인호과 조한민도 어디까지나 유망주들이다. 이대로라면 정말 1999년 쌍방울을 넘어 역대 최악의 타선으로 불명예를 쓸지도 모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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