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우승 후보의 면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금지 약물 징계에서 해제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4)가 돌아온 뒤 7승3패로 반등했다.
타티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활약하며 샌디에이고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연승을 거둔 샌디에이고는 시즌 16승14패(.533)가 됐다.
약물 징계가 풀린 뒤 처음으로 치르는 샌디에이고 홈경기에서 타티스는 팬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1회초 수비를 위해 외야로 뛰어갈 때부터 환호가 터져 나왔고, 타티스는 모자를 벗어 허리 숙여 화답했다. 이어 1회말 첫 타석에 들어설 때는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동안 원정에서 관중들의 야유와 ‘약쟁이’ 조롱을 받았던 것과 천지차이.
1회 첫 타석부터 유격수 내야 안타로 선취점 발판을 마련한 타티스는 2회, 8회 좌전 안타로 3안타 경기를 펼쳤다. 8회 수비에선 헨리 라모스의 잘 맞은 타구를 워닝 트랙 앞에서 점프 캐치로 환호를 이끌어냈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티스는 “여기는 집이다. 그들이 내 편이라 기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홈팬들의 환대에 고마워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우리 팬들은 타티스를 매우 사랑한다. 쇼맨십도 있고, 진정한 엔터테이너다. 홈에 와서 환대를 받을 만한 밤이었다”라고 그의 스타성을 치켜세웠다.
손목 수술과 금지 약물 징계로 8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지난해 1년을 통째로 결장했던 타티스는 지난달 21일 복귀 후 서서히 타격감을 찾고 있다. 10경기 타율 3할4리(46타수 14안타) 2홈런 6타점 OPS .812. 최근 5경기 타율 4할1푼7리(24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OPS 1.042로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렸다.
타티스의 활약에 김하성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5회 결승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김하성은 중계 방송사 ‘밸리스포츠 샌디에이고’와 인터뷰에서 타티스에 대한 물음에 “(복귀 이후) 첫 홈경기인 줄 몰랐다. 그만큼 팀에 너무 잘 녹아들었고, 항상 같이 뛴 선수 같다. 타티스가 누구인지 보여준 경기”라고 치켜세웠다.
지난해 8월 금지 약물에 걸린 뒤 동료들에게 일일이 사과하며 용서를 구한 타티스는 예전처럼 ‘분위기 메이커’ 노릇도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월드투어로 멕시코를 다녀온 뒤 기념품으로 산 솜브레로(챙이 넓은 멕시코 전통 모자)를 홈런 친 타자들에게 씌워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2일 신시내티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친 김하성에게도 타티스가 1루 덕아웃 앞에서 솜브레로를 씌우며 축하했다. 타티스는 “누가 김하성을 사랑하지 않겠나”며 기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