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당당히 주연이다.
KIA 타이거즈의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외야수는 6명이었다. 최형우, 나성범, 소크라테스, 이창진, 김호령, 김석환이었다. 최형우는 지명타자로 주로 나섰으니 5명이 경쟁을 벌였다.
김종국 감독의 머리에는 김석환이 좌익수로 자리를 잡아주기를 바랬다. 작년 젊은 거포 유망주로 작년부터 키워보고 싶은 의욕을 보였으나 타격에서 꽃피우지 못했다. 김석환이 자리를 차지하면 이창진과 김호령은 백업요원이 된다.
기대와 달리 김석환은 결국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으나 선발투수가 등록하면서 자리를 내주고 퓨처스 팀으로 내려갔다. 거기서도 허벅지 부상을 입어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나성범은 종아리 부상으로 시범경기 조차 참가하지 못했고 개막전 합류도 불발에 그쳤다. 8주간 진단을 받아 5월 말이나 6월초에 복귀한다. 해결사가 없는 타선에는 치명타였다.
개막전 외야진은 이창진(좌익수) 김호령(중견수) 소크라테스(우익수)로 구성했다. 김호령의 광활한 수비력을 중시한 구도였다. 그러나 김호령의 타격이 신통치 않았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득점력 부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형우를 가끔 외야수로 기용해 변우혁과 황대인을 동시에 기용하기도 했다. 그래도 딱히 좋아지지 않았다. 바로 그 때 히든카드가 하나 등장했다. 통산 3할 베테랑타자 고종욱의 존재였다.
스프링캠프도 퓨처스팀에서 시작했다. 대타전문이라 외야 경쟁에서는 배제됐다. 개막이후에도 대타 전문으로만 기용하는 듯 했다.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고 활발한 타격으로 통산 3할타자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고종욱을 좌익수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4승10패 꼴찌에서 이후 8승1패로 발돋음하는데 고종욱의 타격이 큰 힘이 됐다. 9경기 가운데 7경기에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모두 안타를 터트렸다. 24타수 9안타(.375)를 생산했고 5득점을 올렸다. 타점도 1개 있었다.
최근 10경기에서 3할9푼4리의 높은 타율을 기록중이다. 시즌은 3할6푼4리이다.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했지만 가장 타격 페이스가 좋다.
고종욱의 연봉은 7000만 원이다. 150억을 받는 나성범과 비교하면 이미 충분히 연봉값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이 있기에 KIA의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지금 고종욱은 조연이 아닌 주연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