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친형처럼 챙겨주셨는데 가셔서 마음이 복잡하다".
사람은 항상 만남과 이별 속에 산다. 공민규(삼성)는 친형 같은 존재였던 이원석의 키움 이적 소식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지난 27일 이원석과 2024년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내주고 필승조 김태훈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공민규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갑자기 단체 채팅방에서 원석이 형이 간다고 글을 올리셔서 알게 됐다. 지금까지 너무 잘 챙겨주시고 도움도 많이 주시고 안 될 때는 쓴소리도 많이 해주셨다. 그동안 친형처럼 챙겨주셨는데 가셔서 마음이 복잡하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동안 삼성의 핫코너를 지켜왔던 이원석이 키움으로 이적하면서 공민규에게는 주전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제겐 좋은 기회다. 제가 잘해야 한다. 열심히 경쟁해서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공민규의 말이다.
공민규는 지난해 예비역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쉬움이 더 컸다. 1군 경기에 15차례 출장해 타율 1할5푼8리(19타수 3안타) 2타점에 그쳤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2할6푼4리(148타수 39안타) 5홈런 30타점 29득점으로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그는 "전역 후 1군에 처음 왔을 때 '이곳에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열심히 준비하고 부족하면 보완하면 된다'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공민규의 장점은 방망이다. 수치상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잠재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그 역시 "타격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내세울 게 없다"면서 "원석이 형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고 경기에 나가면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원석은 평소 공민규가 자신의 후계자가 되길 기대했다. "원석이 형이 '네가 내 다음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다. 원석이 형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또 "그동안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특별히 잘한 것도 아닌데 친동생처럼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 원석이 형과 같은 팀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삼성은 2일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키움과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친형 같은 이원석과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맞붙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공민규는 "진짜 이상할 것 같다. 그래도 원석이 형이 치면 열심히 잡겠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