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하고 돌아갈 생각 없다. 2~3년 앞으로 계속 힘이 닿는 데까지 한국에서 오랫동안 야구하고 싶다.”
한화에 대체 선수로 합류한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는 1997년생으로 26세에 불과한 젊은 피다. 현재 KBO리그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어린 나이로 역대로 봐도 지난 2021년 KIA 투수 보 다카하시(당시 24세), 2019년 SK·롯데 투수 브록 다익손(당시 25세) 다음으로 어리다.
베네수엘라 출신 좌완 투수로 지난 2013년 7월 LA 에인절스와 아마추어 FA 계약을 하며 커리어를 시작한 산체스는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3경기(5⅓이닝)를 경험했다. 2021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재활했고,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풀시즌을 소화하며 건강 회복을 알렸다.
마이너리그 8시즌 통산 140경기 중 133경기를 선발로 나선 산체스는 올해 2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에서 3경기를 던진 뒤 한화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개막전 어깨 통증으로 1경기 만에 이탈한 버치 스미스의 대체 선수를 찾던 한화의 사정이 급박했고, 산체스도 길게 고민하지 않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달 14일 트리플A에서 마지막 등판을 가진 뒤 20일 한화와 공식 계약했다. 26일 입국 후 28일 선수단에 합류했고, 30일에는 첫 불펜 피칭으로 실전 준비를 마쳤다. 투수 1명이 급한 한화는 최대한 빨리 합류한 산체스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산체스는 “한화가 도움을 필요로 했고, 나도 한국에 오고 싶어서 이렇게 왔다. 팀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들어 결정을 조금 더 빠르게 했다”며 “그동안 세인트루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이기는 팀에 많이 몸담았는데 그런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한화가 포스트시즌, 나아가 우승까지 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고, 올해도 10위로 처진 한화에 포스트시즌과 우승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목표다. 하지만 산체스도 한국에 잠깐 있을 생각으로 온 것이 아니다. 롱런하고 싶은 의지가 크다. 그는 “한국에서 1년만 하고 돌아갈 생각 없다. 2~3년 앞으로 계속 힘이 닿는 데까지 한국에서 오랫동안 야구를 하고 싶다. 좋은 선수이자 좋은 사람으로 한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 지금 팀이 어려운 시기이지만 곧 난관에서 벗어날 테니 계속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성공하고 싶은 의지가 강한 산체스는 아내, 아들과 함께 입국했다. 머지않아 처제도 들어올 예정이다. 그는 “이전부터 처제가 한국은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라며 좋아했다. 처제도 조만간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며 웃어 보였다.
한편 산체스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보는 앞에서 불펜 피칭으로 25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147.9km, 평균 145.4km 포심·투심 패스트볼(15개), 슬라이더, 체인지업(이상 4개), 커브(2개)를 테스트했다.
산체스는 “첫 불펜 피칭이었는데 만족스럽다. 마운드 적응과 함께 각 구종의 제구에 집중했다. 컨디션이 좋아 모든 구종의 제구가 잘됐다”며 “앞으로 등판 일정에 맞춰 매일매일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주 내로 실전 등판이 가능하다. 수베로 감독은 “산체스가 6~7이닝씩 던지며 불펜과 야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