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데’가 아닌 ‘탑데’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까.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한화 수베로 감독은 올 시즌 5강 예상을 묻자 조심스레 다른 팀들의 전력을 차례대로 언급했다. 롯데에 대해 “롯데도 좋아졌다. 타격이 좋다. 그런데 롯데는 특이한 팀이다. (4월) 출발은 빠르게 올라갔다가 곧장 추락한다”고 꼬집었다. 봄데(봄에 잘하는 롯데)를 언급한 것.
지난해 롯데는 4월 14승1무9패(승률 .609)를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한동희의 버닝이 있었다. 그러나 5월 9승 17패(승률 .346)로 추락하며 7위로 밀려났다. 결국 시즌 최종 순위는 8위였다.
‘봄에 강한’ 롯데는 올해 가장 화려한 4월을 보냈다. 특히 4월 마지막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13년 만에 8연승을 달리며 11년 만에 1위 자리에 올랐다.
롯데는 지난 30일 사직 키움전에서 리그 최강 선발 투수로 평가받는 안우진(5이닝 2실점)을 평소보다 일찍 교체시키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8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롯데의 8연승은 2010년 6월 3일 부산 LG전부터 12일 부산 한화전까지 8연승을 거둔 뒤 4705일 만이다.
롯데는 14승8패(승률 .636)를 기록해 SSG(15승9패, 승률 .625)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롯데가 20경기 이후 단독 1위로 올라선 것은 2012년 7월 7일(72경기 39승39패3무, 승률 .565) 이후 3949일 만이다.
롯데는 개막 후 첫 12경기에서 5승7패로 7위였다. 선발진의 부진이 이어졌고, 팀 타선이 터진 날에는 불펜이 엇박자였다. 그러나 이후 12경기에서 9승1패의 초상승세를 탔다.
6경기 연속 5득점 이상을 뽑던 타선이 적재적소에 필요한 점수를 뽑아주고, 선발의 부진을 불펜이 철벽을 쌓으면서 만회했다. 불펜진은 8연승 기간에 33⅓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0.81(3자책점)의 경이로운 기록을 보여줬다.
4월 한 달 동안 선발진에서 투수 전향 4년차인 나균안이 깜짝 놀랄 성적을 거뒀다.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1.34(33⅔이닝 5실점)으로 호투했다. 나균안이 선발 등판한 경기는 롯데가 모두 승리했다.
불펜진에서 구승민이 12경기(12이닝)에서 2세이브 8홀드(홀드 1위)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고, 김진욱이 10경기(11⅔이닝)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0을 이어가고 있다. 마무리 김원중이 13경기(13.2이닝) 1승 1패 7세이브(세이브 2위) 평균자책점 3.95로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구원 실패는 1번 뿐이다.
타선에선 방출 이적생 안권수가 타율 3할1푼8리 2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톱타자로 깜짝 활약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렉스가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2할9푼5리 2홈런 17타점(6위)을 기록하고 있다. 50억 FA 노진혁이 안정된 내야 수비와 15타점을 기록했다. 안치홍(11타점), 전준우(10타점) 등 중심 타자들이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롯데는 초반 부진으로 팀 평균자책점이 4.75로 리그 9위다. 불안 요소이지만, 반대로 4월 부진했던 스트레일리와 반즈 외국인 투수들이 5월에 제 몫을 해준다면 1위를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불펜은 과부하를 경계해야 한다. 방출 이적생 등 뎁스에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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