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효과' 따질 때가 아니다...LG, 최다 실책과 불펜 문제가 더 크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5.01 21: 00

 LG 트윈스는 4월을 15승 11패로 마쳤다. 선두 롯데(14승 8패)와 2위 SSG(15승 9패)에 1경기 뒤진 3위다.
염경엽 감독이 사령탑을 잡고서 LG는 올해 달라진 팀 컬러를 보여주고 있다. 염 감독은 ‘뛰는 야구’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선수단을 바꾸고 있다.
LG는 4월 한 달 동안 26경기에서 64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경기당 약 2.5번 시도로 다른 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도루 시도 2위는 NC로 38회다. LG는 39개 성공, 25개 실패로 도루 성공률은 60.9%다. 10개팀 중 가장 낮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2사 2루에서 LG 문성주가 KIA 한승택의 타구를 실책으로 놓치며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를 지켜보며 아쉬워하는 염경엽 감독. 2023.04.30 /jpnews@osen.co.kr

염 감독은 지난 30일 잠실구장에서 낮은 도루 성공률 얘기가 나오자 “괜찮다. 문제없다”고 말하며 도루(실패)로 상대 투수와 수비진을 압박하고 얻게 되는 다양한 효과를 언급했다. 이어 “도루로 인해 지는 경기 보다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내 기준으로 도루 실패 때문에 넘어간(패배한) 경기는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뛰는 야구와 도루를 계속 하겠다고 말했는데, 상대 투수의 퀵모션이 빠를 때는 뛰지 않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4월 한 달이 지났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수비 실책이 많고, 불펜진의 과부하가 걱정된다. LG는 26경기에서 32개의 실책(경기당 1.2개)을 기록했다. 10개팀 중 실책 1위다. NC가 31개로 2위다. LG와 NC가 가장 많은 26경기를 치렀지만, 22~24경기를 치른 다른 팀의 실책 숫자보다 훨씬 많다.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1사 1, 2루 KIA 박찬호의 유격수 앞 땅볼 때 LG 2루수 서건창이 1루 주자 한승택을 포스아웃 시킨 뒤 1루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범하고 있다. 이 실책을 틈타 KIA 2루 주자 이창진이 득점을 올렸다. 2023.04.29 /ksl0919@osen.co.kr
실책 32개를 보면 2루수 서건창이 7개로 가장 많다. 오지환의 복사근 부상 기간에 유격수로 출장한 김민성과 3루수 문보경이 5개씩이다. 오지환이 3개, 오스틴, 문성주, 박동원이 2개씩이다. 백업 포수로 37이닝을 뛴 김기연도 3개로 많다. 내야진이 불안하면, 투수들의 부담이 커진다. LG 투수진의 비자책 점수는 무려 32점이나 된다.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되는 치명적인 장면이 많다.
지난해 LG는 144경기에서는 실책 89개로 최소 1위(경기당 0.6개)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기당 실책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LG는 지난 주말 KIA와 3연전에서 7개의 실책으로 자멸했다. 29일과 30일에는 각각 실책 3개씩 기록했다.
29일 KIA전 1회초 고종욱의 2루 도루 때 오지환의 포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고, 이후 투수 보크로 실점했다. 2회는 1사 1,2루에서 내야 땅볼 때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를 하다 서건창의 1루 악송구로 실점했다.
30일 경기도 1회초 1사 2루에서 선발 투수 켈리가 1루수 땅볼 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다 공을 떨어뜨렸고, 이후 홈 송구도 덕아웃 방향으로 빗나가면서 포수의 태그가 늦었다.
8회 정말 치명적인 실책이 나왔다. 2사 2루에서 한승택의 평범한 뜬공을 우익수 문성주가 마지막 포구 순간에 글러브에 맞고 떨어뜨렸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었지만 체공 시간이 길어 잡았어야 할 뜬공이었다. 
2아웃 상황이라 2루 주자 소크라테스는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와 6-5 역전 득점을 올렸다. 이 실책은 결국 도미노처럼 번졌다.
정우영이 실점 후 안타를 맞아 2사 1,2루가 되자 마무리 고우석이 투입됐다. 고우석이 류지혁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정우영의 3실점은 모두 비자책이었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무사 1,3루에서 LG 고우석이 KIA 소크라테스에 스리런포를 허용하자 김기연, 오지환이 격려하고 있다. 2023.04.30 /jpnews@osen.co.kr
LG는 토종 선발들이 조기 강판되면서 불펜진 부담이 크다. 잦은 등판을 하는 필승조는 시즌 초반 구위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기복이 심하다. 마무리 고우석은 복귀한 지 2주 만에 또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정용은 15경기(13⅔이닝)에 등판해 2승 1홀드 3세이브 5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5.93(9실점), 정우영은 14경기(10⅔이닝)에 등판해 3패 6홀드 평균자책점 4.22(13실점, 5자책)를 기록했다. 필승조 2명의 부진이 뼈아프다. 새로운 결정구(변화구)를 익히고 있는데 아직은 실험적이다. 
김진성은 14경기(13이닝) 평균자책점 2.77(4실점), 함덕주는 15경기(13이닝) 평균자책점 2.77(5실점, 4자책)이다. 팀의 26경기에서 절반 이상 등판했다. 
마무리 고우석은 어깨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18일 1군에 합류했다. 복귀 첫 주에는 연투 금지로 2경기에만 등판했다. 고우석은 지난 주 25일, 27일, 28일, 30일 4경기에 등판했다. 30일 KIA전에서 8회 2사 후 등판하자마자 2타점 2루타를 맞았고, 9회는 볼넷-볼넷-안타(1타점)-3점 홈런을 맞고 강판됐다.
그리곤 허리 근육통 부상을 당했다. LG는 1일 고우석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LG 구단은 "고우석 선수는 일요일 경기 중 허리 불편함을 호소해 1일 병원 진료 결과 허리 근육통으로 주사치료를 받았다. 일주일 이상 통증 회복 기간이 필요해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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