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좌완, 어떻게 140km에서 150km까지 빨라졌을까…“김광현 슬라이더다” 극찬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5.01 12: 00

 KIA 2년차 좌완 최지민이 불과 1년 만에 파이어볼러로 변신했다.
최지민은 지난해 직구 구속이 140km를 겨우 넘었는데 올 시즌 최고 150km를 찍었다. 데뷔 첫 해 평균자책점 13.50(6이닝 9실점)으로 보잘 것 없었던 투수가 구속과 구위 그리고 제구력까지 단시간에 급성장했다.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최지민은 불펜 투수로 등판해 승리 디딤돌을 놓았다. 5-0으로 앞선 7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데뷔 2년차에게 부담이 크고 쉽지 않은 상황.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7회말 무사 만루 KIA 최지민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4.29 /ksl0919@osen.co.kr

첫 타자 문성주를 예리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오지환에게 밀어내기 볼넷, 오스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으나 1사 1,2루에서 타격 1위 김현수를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처리하며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8회는 삼자범퇴. 멀티 이닝까지 책임졌다. KIA는 6-3으로 승리. 최지민은 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김종국 감독은 29일 LG전에 앞서 최지민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묻자 “구위 자체가 작년보다는 훨씬 더 좋아졌다. 작년에는 볼스피드가 140km 초반이 최구 구속이었는데, 지금은 140km 중반이 넘어간다. 제구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본인이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지민은 29일 직구 구속이 140km 중반을 넘어서 최고 150km를 찍었다. 경기를 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변화구 주무기인 슬라이더 최구 구속이 139km였다. 
KIA 최지민. 2023.04.07 /ksl0919@osen.co.kr
다음날 30일 최지민은 인터뷰에서 구속이 몰라보게 빨라진 비결에 대해 “작년에 2군 내려가서 손승락 코치님과 집중적으로 훈련했던 것이 컸다. 그걸 토대로 질롱코리아까지 갔다와서 많은 경험을 한 것이 구속 상승의 비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이브 라인 같은 원래 하지 않았던 훈련 방식을 하면서 좀 더 꼬임 같은 게 많이 생기고 그러면서 구속이 많이 늘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구속 증가가 스스로도 놀랍다. 최지민은 "(29일 경기) 구속 확인을 안 하고 던졌는데, 갑자기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전광판을 돌아봤더니 150km가 나왔더라. 기분이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현수를 바깥쪽 높은 직구로 병살타를 유도했는데, "의도한 코스대로 제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종국 감독은 “질롱코리아 갔다 오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좋은 결과가 이어지다 보니까 타자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자신감을 갖고 하면, 자기 공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면, 타자들이 파울이 날 수 있고 헛스윙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더 좋은 승부를 할 수 있고 또 이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자신감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최지민은 "시즌 초반에는 긴장도 많이 됐는데, 계속 마운드에 올라가다 보니까 그런 것도 없어졌다. 코너워크보다는 그냥 가운데 던져도 타자들이 못 칠거라는 생각을 하고 자신있게 던지는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최지민은 올 시즌 10경기(12⅓이닝)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 중이다. 이준영, 김기훈, 김대유와 함께 KIA 불펜을 좌완 왕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29일 경기를 중계한 오재원 해설위원은 최지민의 슬라이더를 보고 "김광현, KK의 슬라이더다. 직구랑 (폼이) 똑같다"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 김광현의 슬라이더와 비교했다. 이어 "안경을 쓰지 않는 대투수가 탄생할 수도 있다"며 KIA 에이스 양현종의 뒤를 이를 재목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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