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에 있었던 8연승 때도, 그리고 지금의 8연승 때도 한 자리에 머물고 있다. 당시 라인업에 있었던 선수들이 대부분 팀을 떠난 상황에서 원클럽맨으로 남아있고 다시 한 번 팀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사직 키움전 5-3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롯데의 이전 8연승은 13년 전인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6월 3일 사직 LG전부터 12일 사직 한화전까지, 8연승을 거둔 뒤 4705일 만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화끈한 ‘노피어 야구’를 펼쳤던 시기 이후 다시 롯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2010년의 롯데는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의 ‘홍대갈’ 트리오에 손아섭(NC), 강민호(삼성) 등이 모두 포진했던 핵타선이었다. 호타준족의 유망주로 기대를 모은 전준우도 이들과 함께 타선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전준우는 이 해 타율 2할8푼9리 101안타 19홈런 16도루 OPS .850으로 첫 풀타임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0년 8연승을 거뒀던 12일 사직 한화전에서 전준우는 8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당시 라인업에 있던 선수들 가운데 현재까지 롯데에 있는 선수는 전준우가 유일하다. 13년 전 8연승에도, 그리고 올해 8연승 순간에도 전준우는 함께했다. 전준우는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3회 2사 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안치홍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그리고 4-3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7회에는 행운의 빗맞은 안타로 쐐기 타점까지 올렸다.
전준우는 8연승 소식에 "마지막 8연승이 2010년도라고 하더라. 너무 오래 전 일이라서 솔직히 기억은 잘 안난다. 그래도 그때보다 지금이 기분은 더 좋은 것 같다"라고 웃었다.
13년 전에는 막내급이었던 전준우는 이제 최고참 원클럽맨이 됐다. 이대호가 지난해 은퇴하면서 팀의 최고참 자리를 전준우가 물려 받았고 리더 기질과 녹슬지 않는 기량으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20경기 타율 2할9푼4리 2홈런 10타점 10득점 OPS .749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이날 뜻깊은 기록도 남겼다. 역대 33번째 통산 2600루타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진짜 오래걸렸다"라면서 "배트 끝에 타구가 맞아서 회전이 많이 걸렸는데 그게 또 운 좋게 야수 옆으로 지나가더라. 내가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롯데는 시즌 14승8패 승률 .636로 이날 두산에 패한 SSG(15승9패, 승률 .625)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롯데가 20경기 이후 단독 1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12년 7월 7일(72경기 39승39패3무, 승률 .565) 이후 3949일 만이다.
단독 1위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감회가 새롭다. 1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잘하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 팀의 일원으로서 너무 기분 좋다"라고 하면서도 "이제 마침표를 찍은 게 아니다. 앞으로 계속 가야 한다. 좀 더 집중해야한다"라면서 기쁨에 도취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